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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X 불똥, 가상자산 ‘허브’ 노리던 두바이의 고민과 선택

  • Editor. 강지용 기자
  • 입력 2022.11.30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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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강지용 기자] 20세기 석유를 위시한 화석 연료로 성장한 아랍에미리트(UAE)는 최근 자원 트렌드 변화와 자원 고갈에 대한 우려, 이에 따른 산유국으로서의 입지에 대한 한계를 느끼고 국가 경제 다각화 전략을 꿈꾸며 새로운 ‘미래 먹거리’를 찾아 나섰다. 그래서 선택한 미래 먹거리 중 하나가 바로 가상자산(암호화폐) 친화적 정책이다. 

UAE는 일부 금융 센터가 규제를 강화하는 가운데 암호화폐 친화 정책을 펼치며 암호화폐가 경제 성장을 위한 금광이자 기존 화석 연료를 넘어서는 국가 다각화 전략의 중추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했다. 이에 따라 세계 1위 암호화폐 거래소인 바이낸스 지사 설립을 비롯해 OKX, Bybit 등 주요 거래소들을 두바이에 유치하고 홍보해왔다. 그러나 최근 이와 같은 UAE의 행보에 먹구름을 드리운 중대 사건이 발생했다. 다름 아닌 FTX의 파산이다.

FTX 사태는 친 암호화폐 정책을 펼치던 UAE에도 불똥을 튀겼다. [그래픽=연합뉴스]
FTX 사태는 친 암호화폐 정책을 펼치던 UAE에도 불똥을 튀겼다. [그래픽=연합뉴스]

한때 세계 3위 암호화폐 거래소이자 320억달러(42조5920억원)에 이르는 평가액으로 전 세계적 주목을 받았던 FTX의 이달 돌연 파산은 시장에 큰 파장을 끼쳤다. FTX의 자체발행 토큰인 FTT의 부적절한 사용이 감지되면서, 이를 FTT의 불안정성으로 인식한 바이낸스 창업자 창펑자오가 최근 벌어진 ‘루나 사태’를 타산지석 삼아 보유한 FTT를 전량 매각한다는 입장을 지난 7일 트위터에 남긴 것이 발단이었다.

이와 같은 발표에 FTT는 단 하루 사이 80% 이상 대폭락했고, 창펑자오는 9일 사용자 보호를 위해 FTX 인수 가능성이 포함된 인수의향서를 체결하며 사태 수습을 꾀하고자 했다. 하지만 인수의향서는 구속력이 없었고 FTX 재무 상태를 확인한 창펑자오의 바이낸스는 하루 만에 인수 의사를 철회했다.

불안감을 느낀 FTX 사용자들은 60억달러(7조9620억원) 상당의 ‘뱅크런’을 시도했고 이를 견디지 못한 FTX는 지난 11일(현지시간) “전 세계 모든 사용자들의 이익을 위해 자산을 현금화하고, 질서정연한 검토 절차를 밟고자 자발적 파산보호 절차를 진행한다”고 트위터를 통해 파산 성명을 발표했다. FTX는 성명과 동시에 미국 파산법 11조(챕터 11)에 따른 파산보호를 미국 델라웨어주 법원에 신청했다. 파산법원의 감독 아래 구조조정 절차를 진행하고 회생을 모색하는 챕터 11은 한국의 법정관리와 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부채만 최대 66조2000억원에 육박하는 FTX의 이번 파산 신청은 가상자산 업계 사상 최대 규모로 채권자만 10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싱가포르 국부펀드 ‘테마섹’은 지난해부터 FTX에 투자한 3억달러(3981억원)를 잃었으며 톰 브래디(슈퍼볼), 스테판 커리(농구), 손정의 회장의 소프트 뱅크 등 지분 투자를 진행한 주요 스타들과 기업들도 대형 손실을 겪는 등 피해는 전 세계로 일파만파 확산되는 모양새다. 

FTX 사태는 이른바 글로벌 가상자산의 ‘허브’를 꿈꾸던 두바이에도 ‘날벼락’으로 다가왔다. 특히 지난 3월 15일 두바이 가상자산 라이센스를 최초 취득한 FTX는 두바이에 지역본부 FTX MENA를 설립했다. 7월에는 두바이 당국으로부터 최소기능제품(MVP) 라이센스도 잠정 승인받으며 당시 샘 뱅크먼 프리드 창업자는 트위터를 통해 “FTX가 두바이 가상자산 규제당국(VARA) 규제를 받게 됐다”고 전하기도 했다. 일부 기관 투자자에겐 파생상품 거래도 지원해온 상태로 알려졌다.

UAE 두바이 전경 [사진=연합뉴스]
부르즈두바이에서 바라본 UAE 두바이 전경 [사진=연합뉴스]

이번 사태 직후 VARA는 FTX와 ‘거리두기’에 나섰다. FTX에 발급된 라이센스를 취소하고 VARA 웹사이트에서 FTX 관련 세부 내용을 삭제했다. 또 소비자 보호를 위해 국경 간 금융 보안 및 경제 안정에 초점을 맞춰 대규모 경제 강화에도 힘쓸 것이라는 방침을 밝혔다.

그러나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UAE 가상자산 헤지펀드 대부분이 FTX에 노출됐고 전 세계 FTX 이용자 4%는 UAE 기반인데다 이로 인해 영향을 받는 상위 10개 지역 중 하나로 알려져 사태의 여진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두바이는 지난 6월에도 헤지펀드인 쓰리 애로우즈 캐피탈(Three Arrows Capital)이 임시 라이센스를 취득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암호화폐 거래 파산을 일으키며 풍파를 겪은 바 있다.

일각에선 FTX가 두바이에서 본격적인 사업을 벌인 것은 아니라는 주장도 제기한다. 일례로 FTX의 두바이 지역본부인 FTX MENA는 라이센스 취득 후 가상자산 서비스를 준비해왔으나 아직 테스트 단계에 머물러 있었고, VARA 역시 FTX가 두바이의 은행 계좌도 발급하지 않은 상황이었다고 덧붙였기 때문이다.

최민경 SK증권 연구원은 “UAE는 연내 발표 예정이었던 가상자산 규제 프레임워크를 연기하고, 급진적인 산업 활성화에 대한 우려를 인식할 것”이라며 “불건전 기업을 걸러낼 수 있는 심사 과정과 제도에 대해서도 고민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VARA의 인허가가 가상자산 사업자의 신뢰성과 정당성을 시사한다는 점에서 규제의 적절한 방향성 및 속도에 대한 논의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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