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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법 개정안, 극명한 온도차 보이는 이유는?

  • Editor. 강지용 기자
  • 입력 2022.11.22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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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강지용 기자] 최근 국회에서 발의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 일명 ‘노란봉투법’에 대한 반응이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파업 노동자에 대한 기업의 손해배상 청구를 제한하면서 사용자의 재산권, 평등권이 침해되는 등 위헌 소지가 많다는 주장이 나오는 반면, 다른 한편에서는 현행법이 면책 대상과 범위를 협소하게 규정해 노조를 탄압하는 수단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이면서 입장의 평행선이 지속되는 추세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조합원들이 지난달 6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 앞에서 노조법 2·3조 개정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조합원들이 지난달 6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 앞에서 노조법 2·3조 개정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고민정 더불어민주당(서울 광진구을) 국회의원은 이달 4일 노조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 고 의원은 발의 근거로 “현행 노조법은 노동쟁의 발생 시, 실제 근로자임에도 짧게는 수년, 길게는 10년 이상 소송을 통해 근로자로 인정받기 전까지 법적으로 노동3권(단결권·단체교섭권·단체행동권)을 누리지 못하고 있다”며 “노동조합의 의사결정에 따른 집단적 행위인 쟁의행위에 대해 근로자 개인에게 손해배상청구를 허용한다. 심지어 근로계약상 채무불이행에 불과한 단순 근로제공 거부에 대해서도 손해배상청구를 허용하면서, 일부 행위만 참여한 조합원 역시 전체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해야 하는 등 그 면책 대상과 범위가 협소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번 개정안을 통해 근로자와 사용자(사측)의 정의를 개정하고, 비정규직 근로자들이 헌법상 노동3권을 제대로 누리지 못하는 현실을 개선하며, 쟁의행위 면책 대상과 범위를 재설정해 손해배상청구 제한 조항을 헌법에 부합하는 방식으로 해석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사용자가 쟁위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 등을 면제할 수 있다는 규정을 신설해 노사분쟁 해결에 힘쓸 것”이라고 법안 발의 취지를 밝혔다.

이번 개정안은 ‘단체교섭 또는 쟁의행위를 행한 노동조합 또는 근로자의 손해배상 책임을 면제’한다는 조항을 포함해 13조항으로 이뤄졌으며 지난 7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환노위) 심사에 오른 상태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역시 22일 국회 앞에서 총파업·총력투쟁 기자회견을 통해 노란봉투법 입법을 주장하며 “노동자와 사용자 정의 확대, 정당한 쟁의로 인한 손해배상 제한은 우리나라가 비준한 국제노동기구(ILO) 87호 협약의 주요 내용"이라고 강조했다. 노란봉투법은 지난 9월 14일 이은주 정의당 국회의원이 대표발의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으로 고 의원의 노조법 개정안과 궤를 같이 한다.

정부는 노조법 개정안에 난색을 표하는 분위기다.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은 2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전국 기관장 회의에서 “불법 쟁의행위에 대해 손해배상청구를 제한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노조법 개정안이 논의되고 있다”며 “논의 과정에서 불법 쟁의행위 증가, 특정 노조 및 대규모 기업 노조에 면책특권을 줄 수 있다는 국민적 우려가 크다는 점이 포함돼야 할 것”이라며 개정안에 대한 반대 입장을 분명히 드러냈다.

서울 영등포구 소재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사옥 전경 [사진=전경련 제공]

이와 더불어 사용자 입장에서 볼 때, 노조법 개정안이 사용자의 재산권·평등권 침해, 직업의 자유 제한 등 법치의 근간을 훼손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차진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21일,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로부터 연구 의뢰받은 ‘노조법 개정안의 위헌성 여부에 대한 보고서’를 통해 노조법 개정안에 대한 문제점을 비판했다.

먼저 개정안이 시행될 경우, 위법한 쟁의행위 시 △헌법 제11조 평등권 △헌법 제15조 직업의 자유 △헌법 제23조 재산권이 침해될 수 있다며 위헌 소지가 큰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면책 특권을 노조에게만 부여하는 것은 헌법상 평등의 원칙에 반하며 합리적인 근거 없이 근로자에게만 특혜를, 사용자의 불이익에 대해선 배려가 없다고 꼬집었다. 게다가 노조가 아닌 시민단체나 다른 보호가 필요한 집단과의 형평성 문제도 발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보고서는 개정안 도입으로 직업의 자유도 침해될 수 있다고 봤다. 손해배상 제한 조항으로 인해 파업이 빈발할 경우 사업자의 정상적인 영업 활동에 차질이 일어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 △불법쟁의행위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가압류 신청의 제한 △신원보증인 면책 등의 조항은 손해배상청권을 제한한다는 점에서 사용자의 재산권 침해 요건에도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영국, 프랑스 등 노동 선진국에서도 이러한 법안은 유례를 찾아볼 수 없다면서 “영국은 불법 쟁의행위를 한 노조에 대해 손해배상 상한이 적용되지만, 손배 상한액은 개별 불법행위마다 별도 적용해 복수의 불법행위 시 손해배상이 합산된다”며 “노조원 개인은 손해배상 상한을 적용받지 않는다. 특히 폭력파괴행위에 대해서는 어느 법 규정에서도 노조 및 노조원을 보호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아울러 “프랑스 역시 노조에 대한 손해배상 책임 제한이 입법화됐으나, 손해배상 제한은 모두에게 주어지는 배상권을 부정해 평등 원칙에 반한다는 이유로 1982년 바로 위헌 결정이 내려진 바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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