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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 옷 입은 K원전...EU 택소노미와 차이에도 커지는 몸집

  • Editor. 최민기 기자
  • 입력 2022.09.20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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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최민기 기자] 우리나라에서도 원자력발전이 녹색 옷을 입게 됐다. 지난해 12월 정부가 ‘한국형 녹색분류체계(K-택소노미)’ 지침서를 발표할 때 빠졌던 원전이 9개월 만에 포함되면서다. 당시 환경부는 유럽연합(EU) 등 국제동향과 국내 여건을 고려해 최종 포함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했는데, 지난 7월 원전이 기후변화와 에너지 안보에 중요한 전력원으로 인정받아 ‘EU 택소노미’에 등재된 점 등을 반영해 K-택소노미 개정안에 담아낸 것이다.

한국형 녹색분류체계는 ‘녹색 투자’를 유도하면서 친환경으로 위장하는 '그린워싱'을 방지하기 위해 온실가스 감축, 기후변화 적응, 물, 순환경제, 오염, 생물다양성 등 6대 환경목표 달성에 기여하는 경제활동에 대한 원칙과 기준이다. 재정적·금융적 지원 대상의 녹색산업을 두 부문으로 구분해 69개 경제활동을 기재한 목록으로, K-택소노미 발전·에너지 분야의 원안에서는 태양광·풍력 발전 등 재생에너지 생산은 ‘녹색부문(64개 활동)’에 , 액화천연가스(LNG) 발전, 블루수소 제조 등은 ‘전환부문’에 이미 들어 있다.

환경부는 20일 한국형 녹색분류체계에 원전을 추가로 포함하는 원전 경제활동 초안을 공개했다. ‘원자력 핵심기술 연구·개발·실증(RD&D)’은 탄소중립·환경개선에 기여하는 경제활동인 녹색부문에, ‘원전 신규건설’과 ‘원전 계속운전’은 탄소중립으로 전환하기 위한 과도기적 경제활동으로 한시적 인정을 받는 전환부문에 나눠 포함했다.

신월성원전 2호기 [사진=연합뉴스]
신월성원전 2호기 [사진=연합뉴스]

이번 개정안에 따르면 원자력 RD&D는 원전의 안전성 향상과 국가 원자력 기술경쟁력 확보를 위해 중장기적 연구 개발이 필요한 핵심기술을 포함한다. 소형모듈원자로(SMR), 현재 상용 중인 핵연료보다 성능이 향상되거나 건전성을 장시간을 유지할 수 있는 사고저항성핵연료(ATF) 사용, 방사성폐기물을 최소화하면서 전력을 생산·공급하는 차세대 원전기술, 방사성폐기물관리 등 안전성 향상을 위한 10개 핵심기술을 기준으로 한다.

원전 신규건설과 계속운전은 환경피해 방지와 안전성 확보를 조건으로 2045년까지 신규건설 허가 또는 계속운전 허가를 받은 설비를 대상으로 한다.

신규건설·계속운전에서 인정 기준은 EU 택소노미와 비슷하면서도 다소 차이가 난다. ATF의 경우 EU는 2025년부터 적용할 것을 규정했지만 한국은 신규건설엔 그 시점이 없고 계속운전에만 2031년부터 적용한다는 규정이 달렸다.

방사성폐기물처분시설에서 EU는 고준위 처분시설 가동을 위한 문서화된 세부계획 마련을 2050년까지로 못 박은 반면 한국은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안전한 저장과 처분을 위한 문서화된 세부 계획 존재와 그 실행을 담보할 법률 제정' 등을 만족해야 인정한다는 조건을 달았다. 지난해 12월 ‘부지선정 절차 착수 이후 20년 안에 중간저장시설을 확보하고, 37년 내에 영구 처분시설을 마련한다’는 내용을 담아 확정한 제2차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 기본계획이 존재하는 만큼, 이번 초안에는 구체적인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분시설 확보 연도를 제시하지 않았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인정 기한에서 신규건설은 EU·한국 모두 2045년까지 건설 허가를 받은 원전으로 규정하고 있지만, 계속운전의 경우 EU는 2040년까지, 한국은 2045년까지 허가받은 원전으로 규정한 게 구별점이다.

이같이 ‘K-EU 택소노미’ 인정 조건 차이와 관련해 환경부는 “녹색분류체계는 각 국가의 실정에 맞게 기준을 마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한국형 녹색분류체계는 EU 택소노미의 기준을 참고하되, 국내 현실 등을 반영해 기준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특히 EU에 비해 ATF 적용시기가 너무 늦지 않느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주요 전문가 자문 결과 국내에서는 2031년이 상용화가 가능한 가장 빠른 시기로 판단되며, 사고저항성핵연료 도입 촉진을 유도하고자 도전적인 목표를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K-EU 택소노미 인정기준 비교 [그래픽=뉴시스]
K-EU 택소노미 인정기준 비교 [그래픽=뉴시스]

환경부는 다음달 6일 대국민 공청회를 비롯해 전문가, 시민사회, 산업계 등의 다양한 의견을 추가로 수렴하는 과정을 거쳐 연내 최종안을 확정할 계획이다.

지난달 3조원 규모의 이집트 엘다바 원전 건설 수주로 13년 만에 원전 수출길을 다시 연 원전업계로서는 초안대로 확정될 경우 민간투자 확대로 금융 조달이 수월해져 ‘K-원전’ 부활에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원전기업은 원활한 자금 수급으로 기술개발을 더욱 확대할 수 있고 설비 투자도 가능해져 원전 생태계 복원에 이은 성장 선순환이 기대되는 대목이다.

직전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폐기한 윤석열 정부의 ‘친원전’ 드라이브에 따라 원전산업의 지형도가 넓어지는 가운데 ‘녹색’ 금융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길까지 열리게 되면서 현재 발전비용이 신재생에너지에 비해 싸고 탄소배출량도 적은 발전원으로서 원전의 몸집은 더욱 커지게 됐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지난달 내놓은 제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르면 2030년 전체 발전량에서 차지하는 원전의 비중이 3분의 1 수준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2030년 원전 발전량은 201.7TWh(테라와트시)로 전체 발전량의 32.8%를 차지하게 되며, 신재생에너지 21.5%, 석탄 21.2%, 액화천연가스(LNG) 20.9%, 무탄소 2.3% 등이 그 뒤를 잇게 된다.

2050년 탄소중립을 위한 '중간목표'로 2030년까지 국가 온실가스를 2018년 대비 40% 감축하는 내용을 담아 지난해 10월 발표된 '2030년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 상향안'과 견주면 원전은 8.9%포인트(p) 높아지고, 신재생은 21.5%로 유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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