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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성 대체육, 그 복잡 미묘한 이야기

  • Editor. 천옥현 기자
  • 입력 2022.09.16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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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천옥현 기자] 미국을 중심으로 전 세계 식물성 대체육 시장이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글로벌 경영 컨설팅 기업 에이티커니는 일반 육류의 시장 점유율이 2025년 90%에서 2030년 72%로 줄고, 2040년에는 글로벌시장에서 소비되는 육류의 60%를 대체육이 차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내시장도 가파른 성장이 예상된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국내 식물성 대체육 시장 규모는 2020년 208억9000만원으로 나타났고, 2016년부터 2020년까지 연평균 5.6% 성장했다. 그리고 2025년에는 2020년 대비 29.7% 증가한 271억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에 따라 CJ제일제당, 풀무원, 농심, 신세계푸드 등 국내 식품기업들이 대체육을 선보이며 잰걸음을 내딛고 있다. 국내 기업인 신세계푸드는 추석 연휴에 뉴욕에서 열린 채식 박람회에 참가해 ‘베러미트’를 선보이기도 했다.

그럼 식물성 대체육이 정말 고기를 대체할 수 있을까?

대체육으로 플랜트 베이스드 월드 엑스포에 참여한 신세계푸드  [사진=신세계푸드]
대체육으로 플랜트 베이스드 월드 엑스포에 참여한 신세계푸드  [사진=신세계푸드 제공]

◆ 맛과 가격은?

보통 식물성 대체육에 대해 일반 소비자가 거부감을 느끼는 이유는 맛 때문이다. 식물성 대체육을 맛본 소비자들 반응은 대체로 둘로 나뉜다. 고기 맛과 유사하고 기대 이상이라는 평과 특유의 향이 강해 단독으로 먹긴 어렵고, 개선점이 많다는 평이다.

신세계푸드가 지난 1월 MZ세대 1000명을 대상으로 대체육 인식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전체 응답자의 67% 이상이 대체육에 대해 긍정적이라고 답했고, 이미 경험해본 사람도 10명 중 4명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대체육 경험자 중에는 다시 대체육을 찾을 의향이 없다고 응답한 이들도 있었다. 이들 중 72.3%가 대체육의 맛과 식감이 떨어지기 때문이라고 대답했다.

채식주의자인 A씨는 “요즘 대체육들은 예전과 다르게 외형적으로는 비슷하고, 맛도 훨씬 좋아졌다. 거기다가 여러 가지 제품들이 나와 골라 먹는 재미가 있다”면서도 “일반 소비자들이 먹기에도 만족할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가격 면에서도 아직 매력적이진 않다.

비욘드미트 패티의 경우 227g 기준 1만3000원으로 100g에 5000원이 넘는다. 국내 제품인 언리미트버거패티의 경우 100g당 4000원 수준이다. 반면 대형마트에서 판매하는 쇠고기 패티는 100g당 2000원에서 3000원으로 대체육과 차이를 보인다. 일각에서 ‘소고기보다 비싼 대체육’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상장사인 비욘드미트의 2분기 매출은 1억4700만달러(2055억원)를 기록했는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6% 감소한 것으로, 시장 컨센서스인 1억4920만 달러(2085억원)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이에 대해 증권업계서는 높은 제품 가격과 실제 육류와 차이 나는 맛 때문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대체육이 보편화되려면 고기 맛에 대한 이질성을 줄이고 가격경쟁력을 갖춰야 한다는 게 중론이다.

◆ 영양 측면에서는?

영양 측면에서는 식물성 대체육이 밀리지 않는다는 게 업계 주장이다. 특히 육류를 섭취할 때 기대하는 단백질의 경우 오히려 식물성 대체육이 더 많이 포함하고 있다. 또 식물성 대체육은 콜레스테롤이나 트랜스지방이 없다는 특징이 있다.

한국소비자원이 시중에 유통 중인 식물성 대체육 15개 제품의 품질과 안전성을 시험하고 조사한 결과 식물성 대체육 제품은 콜레스테롤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단백질 비율은 평균 17g으로 햄버거용 소고기 패티가 함유한 12g보다 높다.

하지만 일부 제품의 경우 포화지방 및 나트륨 함량이 일반 소고기 패티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육즙과 비슷한 맛을 내려다보니 포화지방 비율이 높아졌고, 이질감을 없애기 위해 살린 양념 맛이 나트륨 함량을 높였다.

일각에서는 식물성 대체육의 경우 콩에서 추출한 단백질을 고기처럼 만들다 보니 필수 아미노산이 부족하고 인공첨가물이 들어갈 수밖에 없다는 점을 한계로 여기기도 한다. 하지만 관련 법이나 관리 체계가 아직은 미비한 상황이다.

식물성 대체육 영양성분 비교 [사진=소비자24 카드뉴스 캡처]
식물성 대체육 영양성분 비교 [사진=소비자24 카드뉴스 캡처]

◆ 또 다른 걸림돌은?

거기다가 축산업계 반대도 시장 성장에 저해되는 요소다.

축산업계는 식물성 대체육에 ‘육류’, ‘고기’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게 적절하지 않다고 주장한다. 식물성 단백질로 만들어진 제품과 실제 육류는 영양소가 다른데 이를 소비자가 오인하지 않도록 ‘대체식품’으로 불러야 한다는 것. 국내는 아직 대체육에 대한 별도 표기가 정해지지 않은 터라 이 부분에 대한 정확한 정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 논쟁은 수년 전부터 미국, 유럽 등에서도 벌어진 바 있다. 미국 일부 주에서는 대체육을 ‘고기’라고 부르는 걸 금지하는 법인이 발의됐다. 프랑스는 2020년 대체육에 고기제품 관련 용어를 쓸 수 없게 하는 법안이 통과됐다.

한우자조금관리위원회는 지난 3월 성명문을 통해 “정부나 기업들의 대체육 육성사업은 축산업 기반을 축소하고 뒤흔드는 것과 다름없다”며 “축산농가의 피해를 줄이고 고기와 별도 식품으로 인식되도록 법·제도적 차원의 정의가 필요하며, 대체육 육성에 앞서 친환경 축산을 실현하기 위한 농가 지원 정책이 우선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체육은?

이런 과제들에도 불구하고 대체육 시장은 지속가능한 식량 공급원으로서 성장이 필연적이라고 보는 의견도 있다. 육류소비를 줄이고 대체육 소비를 늘리는 일은 △탄소배출 해결 △식량 부족 문제 △동물권 보장 등과 관련이 깊기 때문이다.

유엔식량농업기구 보고서 등에 따르면 전 세계 가축들이 배출하는 온실가스는 연간 약 71억tCO2eq(이산화탄소환산톤)으로, 이는 지구 전체에서 한 해 동안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의 14.5%에 달한다. 또 자동차, 기차, 오토바이 등 지구상 모든 교통수단에서 나오는 온실가스의 양과 비슷하다.

더구나 그린피스에 따르면 현재 공장식 농축산업은 지구 전체 면적의 26%를 차지한다. 이 토지는 가축을 대량 사육하는 것뿐 아닌 사료를 생산하는 데에도 쓰인다. 전 세계에서 재배되는 대두 중 90%는 가축 사료의 수단으로 이용된다.

따라서 소나 돼지 소비량이 식물성 대체육으로 대체될 경우, 가축과 사료를 생산하는 토지를 사람들이 먹을 식량을 생산하는 데 쓸 수 있다.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일 수 있을 뿐 아니라 기아 문제까지 해결할 수 있는 것이다.

아울러 식물성 대체육은 동물권 보호 측면에서도 환영받는 일이다. 전 세계에서 사육되고 도축되는 동물의 수는 매년 740억 마리에 달한다. 일각에서는 이렇게 무분별하게 도살되는 동물들의 수를 줄여나간다는 목적으로 채식을 선택하기도 한다.

임서진 그린피스 디지털콘텐츠 캠페이너는 본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공장식 축산업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가 기후위기를 가속화한다는 점에서 채식 기반의 식습관을 갖는 것은 지구 환경을 지키는 바람직한 실천 방안”이라며 “채식에 처음 도전하는 분이라면 식단에서 육류와 유제품 비중을 점차 줄여보고 내가 살고 있는 지역에서 자란 다양한 통곡물과 신선한 제철 채소로 식사하는 것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이어 “요즘 국내외에 다양한 대체품이 출시되고 있는데, 대체육에는 콩과 밀 등 식물성 원료를 사용하는 대체육뿐만 아니라 육류의 세포를 채취한 다음 생명공학 기술을 이용해 생산하는 배양육도 포함된다”며 “배양육은 생산 과정에서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하기 때문에 식단에서 탄소발자국을 줄이고 싶다면 식물성 원료로 만들어지는 대체육을 선택해보기를 권한다”고 전했다.

식물성 대체육 [사진=비욘드미트 홈페이지 캡처]
식물성 대체육 [사진=비욘드미트 홈페이지 캡처]

◆ 실제 식물성 대체육이 육류 소비 줄일까?

다만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 등의 긍정적인 효과는 식물성 대체육이 육류 대신 소비된다고 가정했을 때 유효한 결과다. 하지만 대체육 소비 증가가 육류 소비의 감소와 직결되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도 있기 때문에 좀 더 지켜봐야 할 대목이다.

오하이오 주립 대학 우양 후(Wuyang Hu) 교수팀은 최근 몇 년간 식물성 대체육의 매출과 시장 점유율이 증가했지만, 육류 제품에 대한 지출 감소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진들이 2017년부터 2020년 7월까지 미국 40개 주 신선육 지출에 대한 데이터를 입수해 연구한 결과, 대체육 가격 인하가 육류 수요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한 것이다.

연구진들은 “식물성 육류 대체품이 붉은 고기를 대체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지만, 오히려 보완에 가깝다”며 “사람들은 돼지고기와 쇠고기를 구입하고 동시에 식물성 대체육을 구입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소비자들의 식물성 대체육 구매가 일상적 소비가 아닌 충동구매에 가까웠다”며 “식물성 대체육 기업들은 소비자 기대에 부합하는 제품을 만들기 위해 연구개발에 집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과거 식물성 대체육은 채식주의자들에게나 해당되는 상품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환경과 동물권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 변화는 시장 성장을 가속화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식물성 대체육뿐 아니라 대체육의 종류로 구분되는 배양육 시장도 2040년이면 전체 육류 시장에서 35%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시장이 갓 성장하는 단계이기 때문에 대체육이 실제 친환경적 효과를 가져올지에 대한 논의는 분분하다. 하지만 지구온난화가 심각해짐에 따라 미래 식량이 절실하다는 주장이 이전보다 더 힘을 받는 만큼, 정부도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목소리를 고려해 관련 제도를 확립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기업들로서는 이에 발맞춰 적극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미래 산업 선점의 기회를 잡는 것도 좋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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