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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지훈의 이야기力] 결혼 적령기 청년들의 호소 “집값이 너무 높아요!” (上)

  • Editor. 여지훈 기자
  • 입력 2022.09.06 0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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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력, 시력, 청력, 근력, 정신력…. 사람이 지닌 힘의 종류는 많습니다. 여기서 잠깐, 그럼 여러분의 '이야기력'은 어떤가요? 이야기력은 '내가 지닌 이야기의 힘'을 뜻합니다. 내가 어떤 이야기를 쌓아왔고, 어떤 이야기를 꿈꾸며, 또 어떤 이야기를 만들어가고 있는지. [여지훈의 이야기力]은 “좋은 이야기가 좋은 세계를 만든다”는 믿음 아래, 차근하고도 꾸준히 좋은 이야기를 쌓고 나누기 위해 마련했습니다. 자, 그럼 시작해 볼까요.<편집자 주>

“주거 문제요. 결혼은 하고 싶은데 집값이 너무 비싸 그게 가장 큰 걱정이에요.” (31세, 여)

“경제적인 부분? 아무래도 집도 장만해야겠고 여러 다른 것도 준비해야 하니까요.” (28세, 남)

“결혼은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이라고 생각해요. 그래도 만약 한다면 소득은 낮은데 집값이 너무 높은 게 문제인 것 같아요.” (32세, 남)

주위 20·30대 청년들에게 결혼하고 싶은지, 하고 싶다면 결혼에 앞서 가장 큰 걱정거리는 무엇인지 물어봤다. 또 만약 결혼하고 싶지 않다면 그 이유도 무엇인지 물었다. 그랬더니 나온 대답들이다.

집값이 낮았다면 큰 망설임 없이 결혼했을지도 모를 청년들이, 단지 집값이 너무 높다는 이유만으로 또 다른 삶에 대한 선택권을 애초부터 박탈당하고 있다. [사진출처=픽사베이]
집값이 낮았다면 큰 망설임 없이 결혼했을지도 모를 청년들이, 단지 집값이 너무 높다는 이유만으로 또 다른 삶에 대한 선택권을 애초부터 박탈당하고 있다. [사진출처=픽사베이]

이들의 대답을 잘 살펴보면 결혼하고 싶다는 청년도, 결혼 욕심이 그리 없다는 청년도 한결같이 주요 고민거리로 꼽은 게 바로 ‘집’이었다. 현재 벌어들이는 소득으로는 수십 년이 걸려도 장만하기 어려운 집값이 결혼 적령기 청년들의 가장 큰 장애물이었다. 특히 현재 열애 중이라던 한 청년(34세, 남)은 다음과 같이 그 구체적인 속내를 털어놓았다.

“현실의 나 자신과 미래 노후를 위해서라도 결혼이란 과정에는 꼭 입장하고 싶어요. 다만 결혼을 치르기 위해 가장 중요한 관문은 역시 집인 것 같아요. 우리 세대 대부분은 은행 도움을 받아 집을 장만해야 할 텐데, 갈수록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오르는 데다 물가까지 솟구치는 탓에 결혼을 앞둔 예비부부는 한숨만 늘어나는 것 같아요. 물론 신혼부부 청약 제도 등 여러 구제 방편이 존재하긴 하지만, 보금자리 문제로 결혼을 미루는 주변 예비부부 사례를 심심찮게 보고 있노라면, 집 문제가 결혼을 앞두고 겪어야 할 가장 큰 진통이 아닐까 싶어요.”

결혼했더라도 자기 집 없이 가정을 꾸리고 잘 살아가는 이들이 세계 곳곳에 편재해 있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어찌 ‘결혼=내 집 마련’이란 공식이 성립하겠느냐마는, 청년들의 대답은 저만의 안식처 하나조차 마련하기 어려운 사회에서 그들이 느끼는 불안과 부담감이 그만큼 크다는 것으로 해석하는 게 더 합당하다. 집값이 낮았다면 큰 망설임 없이 결혼했을지도 모를 청년들이, 단지 집값이 너무 높다는 이유만으로 또 다른 삶에 대한 선택권을 애초부터 박탈당하는 셈이었다.

우리나라가 갈수록 늘어나는 고령 인구와 더불어 세계 최저 수준의 출산율을 기록하며 급속도로 초고령사회로 다가서고 있다는 말은 언론을 통해 귀에 닳도록 들은 지 오래다. 통계청이 지난달 24일 발표한 ‘2022년 6월 인구동향’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올해 2분기 합계출산율은 0.75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0.07명 감소했다. 같은 기간 출생아 수는 6만6129명에서 5만9961명으로 6168명 줄었으며, 혼인 건수도 4만8249건에서 4만7734건으로 515건 감소했다.

합계출산율이란 가임 여성(15~49세) 한 명이 낳을 것으로 기대되는 평균 출생아 수를 의미하는데, 우리나라는 이미 2020년 1.11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꼴찌를 기록한 바 있다. 또 다소 수치상의 차이가 있긴 하지만, 같은 해 세계은행 조사결과에서도 우리나라는 0.8명으로 전 세계 꼴찌를 기록했다. 그리고 올해 그 수치는 2년 전보다 더욱 낮아졌다.

아직 이민자 수용에 적극적이지 않은 우리나라 분위기를 고려할 때 출산율 저하는 향후 중장기적인 인구감소 문제와 맞닿아 있다. 실제로 우리나라의 전년 대비 인구증가율은 2019년 0.35%, 2020년 0.14%에서 급기야 지난해 -0.18%로 역성장을 기록하며 마침내 인구감소의 첫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세계은행 조사결과, 2020년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은 0.8명으로 전 세계 꼴찌를 기록했다. 그리고 올해 그 수치는 2년 전보다 더욱 낮아졌다. [사진=세계은행 제공]
세계은행 조사결과, 2020년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은 0.8명으로 전 세계 꼴찌를 기록했다. 그리고 올해 그 수치는 2년 전보다 더욱 낮아졌다. [사진=세계은행 제공]

하지만 그 심각성에도 불구, 잠시 국내 사정에서 눈을 떼고 이웃 나라로 눈길을 돌려보자. 바로 세계 최대 인구수를 자랑하는 국가, 중국으로 말이다.

세계은행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전 세계 인구수는 78억3663만명이었다. 이중 중국 인구는 14억1236만명으로 세계 총인구의 18%를 차지했다. 5174만명을 기록한 우리나라의 무려 27.3배에 달하는 수치다.

그런데 세계 최대 인구수를 자랑하는 중국의 인구수 추이가 심상찮다. 중국의 전년 대비 인구증가율은 2018년 0.47%에서 2019년 0.36%, 2020년 0.24%로 그 수치가 지속해서 감소했고, 지난해에는 0.09%를 기록하며 사상 최초로 0.1%를 밑돌았다. 앞서 세계은행 조사에서 중국의 2020년 합계출산율은 1.7명으로 결코 높은 수준이 아니었고, 현재 중국의 인구증가율이 역사상 최저치를 거듭 경신하는 것으로 짐작건대 중국 역시 인구수에서 머지않아 우리나라와 같은 역성장을 밟을 것으로 예상되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에 따르면, 실제로 지난달 1일 중국 국가위생건강위는 중국공산당 이론지 치우스에 실은 기고문에서 “중국 인구가 14차 5개년 규획기간(2021~2025년)에 감소세로 전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중국 당국 차원에서 인구감소를 기정사실로 인정한 셈이다.

이런 와중에 세계 2위의 인구수를 자랑하는 인도의 추격이 눈에 띈다. 세계은행 조사에서 인도는 지난해 13억9341만명의 인구수를 기록하며 중국과 근소한 차이만 두고 있었고, 인구증가율은 중국보다 높은 0.97%이었다. 2020년 합계출산율 역시 2.24명으로 중국에 비해 높은 수준이었다. 지난달 11일 발표한 유엔 ‘세계 인구 전망 보고서’에서도 향후 중국 인구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이듬해에는 인도가 중국의 인구수를 추월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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