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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영토 개척하는 빙그레, ‘국내 사업·내부 단속’은 뒷전?

  • Editor. 김준철 기자
  • 입력 2022.07.28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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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김준철 기자] 신규 사업 발굴 등으로 미래 성장 동력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빙그레가 지난해부터 종합 식품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드라이브를 걸고 있어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그 중 매력적인 계획으로 꼽히는 것 중 하나가 해외 시장 공략이다.

빙그레 메가 히트 제품들은 매출 측면에서 꾸준한 성적을 내고 있으나 유제품의 사양화와 아이스크림류 매출의 계절적인 편향성, 아이스크림 프랜차이즈 경쟁의 다각화 등으로 인해 성장 동력이 떨어지는 추세다. 그 결과 빙그레가 올해 여름 성수기에 국내에선 ‘빙그레’ 웃기 힘들 것이라는 전망도 여럿 나오고 있다.

빙그레 본사 전경 [사진=빙그레 제공]
빙그레 본사 전경 [사진=빙그레 제공]

식품산업통계정보 기준 빙과 제조사 점유율에 따르면 2019년 롯데제과(30.8%)와 빙그레(26.7%) 점유율 격차는 4.1% 차이였으나, 2020년엔 점유율 차를 3.7%로 좁혔다. 빙그레는 계속해서 공격적인 마케팅과 제품 경쟁력 강화에 나섰으나 지난해 또다시 롯데제과에 밀리며 2위에 머무는데 그쳤다.

심지어 롯데제과는 올해 초 롯데푸드를 합병하며 단숨에 식품업계 2위로 뛰어올랐다. 국내 빙과 시장 공략에 집중해 점유율을 꽉 잡을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 것이다. 구체적으로 IR 자료에 따르면 롯데제과는 현재 81개인 빙과 브랜드를 20개 이상 축소 통합하고, 판매 품목(SKU) 역시 기존 707개에서 400개 이상 줄여 수익성 제고에 집중할 예정이다. 또 롯데스위트몰, 롯데푸드몰 등의 직영몰 통합 프로모션을 운영해 온라인 채널 역량 강화에도 나설 방침이다.

이러한 이유 때문인지 빙그레는 해외 판로 확대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빙그레는 2020년 해태 아이스크림 발행주식 100%를 해태제과식품으로부터 인수했다. 하지만 지난해 기준 롯데제과(30.6%)와 롯데푸드(14.7%)의 시장 점유율을 합한 결과는 45.3%인데 비해 해태 아이스크림 12.6%를 인수한 빙그레(27.8%)의 합산 점유율은 40.4%다. 빙과업계에선 국내 점유율 경쟁에서 밀린 빙그레가 우선적으로 해태 아이스크림의 해외 진출에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실제 빙그레는 그동안 인기 제품을 앞세워 북미 시장과 동남아시아 시장을 본격 공략해왔다. 빙그레 대표 빙과 ‘메로나’는 북미 지역에서 인기가 상당하다. 올해 하와이 지역 세븐일레븐과 코스트코의 아이스크림 바 종류 판매 1위를 기록할 정도다. 이러한 현지 시장 인기를 바탕으로 메로나는 국내 빙과업계 최초로 2017년 미국 현지에서 생산과 판매를 동시에 하고 있다.

또 ‘붕어싸만코’는 2012년 베트남 수출액이 4억원에 불과했지만, 매년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며 2018년 25억원으로 급증했다. 빙그레는 해외 유통망을 통해 해태 아이스크림의 대표 상품인 ‘부라보콘’과 ‘탱크보이’ 등의 판매를 본격화하면 더 큰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외에도 향후 해외 대형 채널 입점을 활성화하고 수출 대상국을 넓혀 해외 판로 확대에 매진하며, 해외 마케팅 에이전시와 협업을 강화해 현지 브랜드 인지도 제고에도 나설 예정이다.

2019년 빙과 제조사 점유율(왼쪽)과 2021년 빙과 제조사 점유율 [사진=식품산업통계정보 홈페이지 캡처]
2019년 빙과 제조사 점유율(왼쪽)과 2021년 빙과 제조사 점유율 [사진=식품산업통계정보 홈페이지 캡처]

하지만 급격한 해외 진출의 부작용이었을까. 빙그레는 국내 사업과 기업 내부에서 중요한 부분을 놓치는 행보를 드러내 진한 아쉬움을 자아내고 있다.

우선 축산물 가공업 부문에서 역성장하며 시장 점유율 4위 자리를 빼앗겼다. 지난 25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발표한 ‘2021년 식품 산업 생산 실적 전년 대비 10.5% 증가’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식품 산업 생산 실적은 93조1580억원으로 2020년 84조3267억원보다 10.5% 증가했다. 전체 식품 산업 중 축산물 가공업 생산 실적은 30조6589억원(32.9%)으로 지난해보다 10.7% 증가해 최근 5년 연평균 증가율인 3.6%보다 7.1%포인트 더 큰 성장세를 보였다.

그러나 2019년 축산물 가공업 점유율 2.4%로 3위에 머물렀던 빙그레는 2020년 점유율 2.2%를 기록하며 4위로 밀린 데 이어, 지난해에는 1.8% 하락하며 5위까지 추락했다. 대신 2020년 점유율 1.4%에 불과했던 9위 하림이 지난해 1.9%로 반등하며 4위로 올라섰다. 또 동원F&B와 남양유업이 점유율 1.5%로 빙그레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단순 점유율 순위에서 한 단계 하락 정도로 치부할 수도 있겠으나, 빙그레가 다양한 사업군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더욱 더 뼈아픈 추락으로 여겨질 수 있다.

게다가 빙그레가 발표한 ‘2022 빙그레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따르면 빙그레는 임직원의 삶의 질 제고를 위해 직원 주도의 자율적인 근무 시간과 가족 친화 제도 운영, 양성평등 문화를 구축했다. 하지만 지난해 자발적 퇴사자가 93명이나 돼 최근 3년 중 가장 많은 수치를 기록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업다운뉴스는 사실 관계 및 원인 파악을 위해 몇 차례 전화취재를 시도했으나 빙그레 측은 “확인시켜 드릴 내용이 없다” 또는 “명확한 퇴사 사유를 일일이 알 수 없기 때문에 구체적인 원인 파악이 어렵다. 다만 최근 업계 구분 없이 이직이 잦은 상황이라 그 영향이 아닐까 생각하고 있다”는 답변을 듣는데 그쳤다.

인적 자원의 중요성을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 상황에서 빙그레는 이미 지난해 9월 인력 구조조정에 나선 바 있다. 특히 내부에선 일부 직원들을 타깃으로 한 퇴직 리스트가 있다는 설까지 나돌았다. 회사 성장세는 크게 나쁘지 않은 상황인데도 인력 감축이 이뤄지면서 장기 근속자를 중심으로 조직 몸집 줄이기가 지속될 것이라는 얘기가 나온 탓이다. 실제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스템에 따르면 빙그레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은 1조1474억원으로 전년(9591억원) 대비 19.2% 성장했다.

빙그레 측은 구조조정을 두고 “100% 전적으로 희망하는 직원들에게 신청받아 진행한 희망 퇴직”이라고 해명했지만 간부급 중심으로 직원들의 동요가 심하고, 이로 인해 어수선한 분위기가 한동안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빙그레 주요상품 [사진=빙그레 제공]
빙그레 주요상품 [사진=빙그레 제공]

심지어 일부 소비자들은 ‘소비자 생각 않는 경영’이라며 비판의 목소리까지 내고 있다. 빙그레는 올해 초 아이스크림 가격 담합 행위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철퇴를 맞았다. 공정위에 따르면 2016년 2월 15일부터 2019년 10월 1일까지 아이스크림 판매, 납품 가격 및 아이스크림 소매점 거래처 분할 등을 담합한 5개 빙과류 제조·판매 사업자 및 유통사업자에 대해 시정 명령과 함께 과징금을 부여했는데, 빙그레는 과징금 388억3800만원을 부과받았다.

아울러 지난 3월 주력 상품인 투게더, 메로나 가격을 소매점 기준 각각 5500원에서 6000원, 800원에서 1000원으로 인상한 가운데, 다음 달엔 붕어싸만코, 빵또아 등 일부 제품 가격을 또 다시 20%가량 올릴 예정이다. 빙그레 측에선 원재료와 물가 상승 등을 이유로 꼽았지만 두 자릿수 상승률이 소비자로서 큰 부담인 것은 사실이다.

수익성 등 여러 가지 이유로 새로운 먹거리에 집중하고 사업을 확장하며 해외로 발을 뻗는 빙그레의 전략과 실행은 분명 과감한 결단으로 높게 평가받을만하다. 그러나 국내 사업과 소비자, 내부 직원들을 보듬어주지 못하는 상황에서 해외 진출이 얼마나 긍정적인 결과를 낼지는 향후 조금 더 지켜봐야할 대목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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