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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블랙아웃 53일만에야 원구성...곳곳이 험로인데 '민생협치' 가능할까

  • Editor. 강성도 기자
  • 입력 2022.07.22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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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강성도 기자] 74주년 제헌절(17일)도 넘기고 21대 국회 후반기 두 번째 ‘월급날’(20일)도 지나서야 여야가 22일 후반기 원(院) 구성 협상을 가까스로 타결했다. 지난 5월 30일 전반기 국회 임기가 끝난 뒤 여야의 극한 대치가 이어지며 ‘여의도의 블랙아웃’ 상태가 지속된 지 53일 만이다.

국민은 고물가·고금리·고환율의 ‘3중고’가 몰고 온 복합위기에 휘청이는데도 1인 헌법기관의 책무도 다하지 못하고 세비만 챙기는 ‘노는 국회’에 대한 질타가 쏟아지자 뒤늦게 떠밀리듯 합의에 이른 것이다. 입법부 공백 상태에서도 21, 22일 여야 원내대표가 교섭단체연설로 서로 신구 권력의 실패를 난타하는 정쟁의 극한상을 보여주고 나서야 가까스로 21대 국회의 반환점을 돌 공식 채비를 갖추게 됐다.

국민의힘 권성동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와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날 김진표 국회의장 주재 회동에서 후반기 국회 원 구성안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두 원내대표가 발표한 상임위원장 배분 등에 대한 합의문에 따르면 여당인 국민의힘은 운영위를 비롯해 법제사법위 등 7곳의 위원장을 맡기로 했다. 민주당 몫은 정무위와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 등 11곳의 위원장이다.

국민의힘 권성동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 김진표 국회의장,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가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장실에서 김 의장 주재 열린 여야 원내대표 회동에서 원구성 합의문을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권성동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 김진표 국회의장,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가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장실에서 김 의장 주재 열린 여야 원내대표 회동에서 원구성 합의문을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합의문 발표 이후 여야는 18개 상임위를 이끌 위원장 명단도 각각 발표했다. 국민의힘의 몫 상임위원장은 운영위 권성동·법사위 김도읍·기재재정위 박대출·외교통일위 윤재옥·국방위 이헌승·행정안전위 이채익·정보위 조해진 의원 등으로 정해졌다. 민주당에선 정무위 백혜련·교육위 유기홍·과방위 정청래·문화체육관광위 홍익표·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 소병훈·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 윤관석·보건복지위 정춘숙·환경노동위 전해철·국토교통위 김민기·여성가족위 권인숙·예산결산특별위 우원식 의원 등이 내정됐다.

막판까지 여야의 평행선 대치를 불렀던 핵심 쟁점인 과방위와 행안위 위원장 자리는 여야가 1년간 번갈아 맡기로 서로 한발씩 물러서면서 극적인 절충점을 찾았다. 국민의힘이 행안위, 민주당이 과방위를 각각 1년 먼저 맡고 교대하는 방식이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권 대행은 합의안 발표 뒤 취재진과 만나 "여야 모두 만족스럽지 못한 면도 있지만 빨리 국회 원구성을 마무리하고 시급한 민생문제를 처리하는 것이 우선이라 생각했기 때문에 오늘 합의에 이르렀다"며 "집권 여당이기 때문에 국가를 운영하는 데 있어서 중추적인 상임위를 다 맡았다"고 밝혔다.

박 원내대표는 "방송 장악 문제에 당장 우려의 목소리 높기 때문에 우선 과방위를 맡고 그 다음에 행안위를 맡아서 경찰과 지방자치단체, 선거관리 업무의 중립성을 확보할 수 있는 게 맞겠다고 생각해서 제가 제안한 것"이라며 "두 가지 다 선택하고 싶었는데 국민들께서 국회가 정상적으로 조속 가동되는 걸 바라셨고 의원들도 지난번 의총에서 원내지도부에 선택을 위임을 해줬다"고 말했다.

국회 전반기 막판부터 여야 갈등의 골을 깊게 만든 법사위 권한과 관련해 현실적인 접점을 찾았다. 여야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법'으로 불리며 전반기 마지막에 국회를 통과한 검찰청법·형사소송법 개정법안에 대해 제기된 권한쟁의 심판사건의 법률적 대응을 국회의장과 민주당 소속인 전반기 법사위원장에게 맡기기로 한 것이다. 국민의힘 소속 후반기 법사위원장은 이에 관여하지 않기로 합의에 이르면서 진통을 겪던 법사위원장 교대는 완전히 마무리됐다.

상임위원장 분배와 더불어 3개 특별위원회 설치와 운영 문제도 원구성 협상의 걸림돌이 됐는데, 서로 양보를 통해 꼬인 실타래를 풀었다.

핵심 쟁점의 하나였던 사법개혁특별위원회는 잠정 합의안대로 명칭을 '형사사법체계개혁특별위원회로' 바꾸고 위원정수는 12명(민주당·국민의힘 동수)으로 하고 위원장은 민주당이 맡기로 했다. 내년 1월 31일까지 운영하며, 법률안 심사권은 부여하되 안건은 여야 합의로 처리하기로 했다.

또한 여야는 정치개혁위원회와 연금개혁특별위원회를 각각 설치해 운영하기로 합의했다.

정치개혁특위의 경우 법사위 체계·자구 심사 권한 폐지 검토를 비롯해 연동형 비례대표제 개선, 상임위원장 배분 방식 및 상임위 권한·정수 조정, 교육감 선출방법 개선 등을 논의하게 된다. 위원은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8명씩 차지하고 비교섭단체 1명을 보태 17명으로 구성된다. 위원장은 민주당 몫이다. 정치개혁특위 역시 법률안 심사권을 부여하되 안건은 여야 합의로 처리하게 된다. 활동기한은 내년 4월 30일까지다.

연금재정의 안정과 노후소득 보장을 위해 4대 공적연금과 기초연금 등의 개혁방안을 논의할 연금개혁특위에는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6명씩 들어가고 비교섭단체 1명이 포함돼 모두 13명으로 짜여진다. 내년 4월 30일까지 활동하되 필요시 연장할 수 있도록 했다. 위원장은 국민의힘에서 맡는다

여야는 법안처리 등을 위한 본회의는 다음달 2일 열기로 했다.

21대 국회 후반기 상임위원장 현황 [그래픽=연합뉴스]
21대 국회 후반기 상임위원장 현황 [그래픽=연합뉴스]

여소야대로 전환되는 국회 후반기 원 구성을 놓고 50일 넘는 여야의 지루한 줄다리기가 ‘민생방치’ 여론에 떠밀려 끝나게 됐지만 정국 주도권을 잡기 위한 공방은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퍼펙트스톰’으로 밀려드는 복합위기에 맞서 서로들 민생을 챙기겠다며 원구성 협상 타결보다 이틀 앞서 국회 차원의 민생경제안정특별위원회 구성안을 통과시켰지만 여야가 갈등의 앙금을 씻고 민생을 위한 협치 행보에 보조를 맞출지는 미지수다. 오는 25일부터 사흘간 여소야대 구도 아래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첫 대정부 질문이 열리는데, 뇌관으로 작용할 충돌요인들이 많기 때문이다.

원 구성도 안 된 상태에서 원내대표연설부터 진행된 초유의 사태에도 여야 원내사령탑들이 서로 이전, 현 정부의 국정 실패와 실정을 총론격으로 신랄하게 질타하면서 예열한 만큼 ‘공수 교대’ 이후 첫 대정부질문 과정에서는 각론으로 첨예한 공방이 이어질 공산이 크다.

거대 야당은 대통령실 ‘사적채용’ 논란, 잇따른 낙마사태를 부른 내각 인사 실패 책임론에서부터 21일 발표된 세제개편안의 ‘부자감세’ 비판론 등을 들어 정부와 여당을 향한 고강도 공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박 원내대표는 원구성 합의 뒤 의원총회를 통해 "(원구성이) 늦어진 만큼 시급한 민생·경제 입법을 신속히 챙겨나가겠다"면서도 "폭주 중인 윤석열 정부를 제대로 견제하겠다. 대통령실 사적채용과 부적격 인사 임명 강행 등 인사문란을 국회를 통해서 바로잡고 탈북 흉악범 추방사건을 앞세운 안보문란도 반드시 진위를 밝혀나가야 한다"며 수위를 높인 공세를 예고했다.

여당도 이전 정부에서 이뤄진 탈북어민 강제북송·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을 둘러싼 의혹과 책임소재를 집중적으로 파고들고, 검수완박 후속 입법 문제 등에 대한 여론전도 예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권 직무대행은 의원총회에서 원구성 합의 내용을 설명하면서 ”국민의힘은 서민과 중산층을 위한 세제 개편 등 국회가 정상화되면 시급한 민생부터 챙기겠다"고 밝힌 뒤 민주당을 향해서는 "거듭 부탁한다. 출범 두 달밖에 안 된 정부에 탄핵을 운운하며 저주에 가까운 막말을 하는 건 정치 도의적으로 옳지 않다. 국정 흔들기를 중단하고 어려운 민생경제 위기 극복에 여야가 함께하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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