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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거인 카카오모빌리티·카카오의 '상생' 철학, 그 향배는?

  • Editor. 조근우 기자
  • 입력 2022.07.13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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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조근우 기자] “카카오모빌리티의 매각 이슈 초기에는 투자자들의 이익과 관련된 주식시장 상장이 원인으로 추정됐지만 점점 사회적 책임의 문제가 더 큰 원인으로 보인다. 경영진과 대형 투자사들만 이익을 누리고, 노동자와 이용자 모두는 불행할 것이다”(서승욱 카카오 크루 유니언 지회장).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던 네이버, 카카오가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않아 안타깝다. 지난해 국정감사를 통해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는 결론이 사모펀드 매각이라는 무책임한 결과로 이어졌다. 사모펀드는 목적 자체가 단기 수익 창출로, 카카오모빌리티라는 소중한 자산이 투기 세력에 넘어가서는 안 된다. 이익을 극대화 하다보면 그로 발생하는 손해는 고객에게 전가된다. IT업계에 나쁜 선례로 남지 않게 하겠다”(오세윤 네이버지회장).

지난 11일 카카오 노동조합인 ‘크루 유니언’(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이 ‘카카오모빌리티 MBK 매각 반대’ 기자회견에서 한 말이다. 사측이 현재 진행 중인 사모펀드와 매각 협상을 중단하고, 단체교섭 및 이해당사자들과 대화를 통해 사회적 책임을 실질적으로 이행하기 위해 나서야 한다는 말이다.

카카오 측은 이에 대해 “주주가치 증대와 카카오모빌리티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카카오모빌리티의 지분 10%대 매각을 통한 2대주주로의 전환 등을 검토 중이나, 현재 결정된 사항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처럼 카카오모빌리티 매각이 단순히 한 회사를 사고파는 것이 아닌 ‘사회적 책임 이행’ 문제로 대두된 것은 ‘압도적 시장점유율’을 가진 ‘플랫폼 기업’이라는 데 그 이유가 있다.

홍은택 센터장(왼쪽부터)과 김성수 센터장, 남궁훈 대표이사. [사진=카카오 제공]
홍은택 센터장(왼쪽부터)과 김성수 센터장, 남궁훈 대표이사. [사진=카카오 제공]

■ 빅데이터 시대, 카카오모빌리티는 국민 이동의 빅브라더?

“빅브라더가 허구의 존재라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구글은 사실상 21세기의 빅브라더다.”

IT업계 관계자들을 만나면 심심치 않게 들을 수 있는 말이다. 빅브라더는 조지 오웰의 디스토피아 소설 1984에 등장하는 가공의 국가 오세아니아의 최고 권력자다. 21세기인 요즘 빅 브라더는 체제가 개인의 모든 정신과 생활까지 빠짐없이 감시하는 상황, 또는 정보 독점으로 사회를 통제하는 관리 권력, 그러한 사회체계를 비유하는 대명사로까지 정착했다.

유튜브부터 크롬, 구글까지 무심코 넘기는 개인정보 처리약관을 자세히 살펴보면 생각보다 훨씬 많은 정보가 이 플랫폼의 모회사인 알파벳에 제공되는 것을 알 수 있다. 유튜브 알고리즘의 추천영상이 당신의 취향을 저격한다면, 검색광고가 당신이 평소에 관심이 있는 것을 추천해준다면 알파벳은 그만큼 당신을 잘 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알파벳이 이같이 방대한 데이터를 확보한 배경에는 압도적인 시장점유율이 있다. 웹 트래픽 분석 업체 스탯카운터에 따르면 지난 2월 기준으로 글로벌 검색 엔진의 92.01%를 구글이 차지하고 있었다. 그리고 한국에서 만큼은 구글과 비견될 만한 압도적인 점유율을 가진 기업이 몇 있다. 바로 네이버와 카카오다. 네이버 검색과 카카오의 카카오톡, 카카오T는 한국의 구글이라고 봐도 무방할 수준의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카카오모빌리티는 ‘카카오’라는 우산 아래 국내에서 압도적인 점유율을 가진 모빌리티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택시 호출 시장에서 8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고, 약 23만명의 택시기사가 가입한 상태다. 카카오모빌리티가 창립 이후 이용자들과 함께해온 이동 거리는 지구를 275만 바퀴 이동한 것에 해당하는 1100억km에 달한다. 그렇기에 카카오모빌리티 매각은 일반 회사를 사고파는 것과는 다른 의미를 지닌다.

지난해 카카오 공동체는 골목상권 침해 및 독점 문제로 홍역을 치렀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끊임없는 상생 방안을 발표했다. 지난 4월 카카오모빌리티는 ‘상생적 혁신’ 기반의 사업전략을 공개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500억의 상생기금을 출자해 ▲플랫폼 내 공급자들의 수익 증진을 꾀하고 ▲플랫폼 공급자 처우를 개선하며 ▲중소 사업자들의 비용 부담을 줄일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 기존 업계와의 동반성장 방안을 찾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최근에는 대리기사 근무 여건 개선을 위한 건강검진 및 상담 무상 지원 방안도 발표했다.

하지만 카카오모빌리티가 사모펀드에 매각될 경우 이 같은 상생행보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의 매각 대상은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다. 사모펀드는 소수의 자산가, 기관투자가들이 참여해 만든 펀드로, 보통 그 최종 목적은 여러 이해관계자와의 상생을 도모하는 지속 가능 경영보다는 ‘단기 엑시트’(단기간 내 투자금 회수)인 경우가 많다. 지분을 사들여 인수한 뒤 기업 가치를 높여 되파는 형태다.

이 과정에서 기업 이익 극대화를 위해 노동자들이 해고되기도 하고, 서비스 비용이 올라가기도 한다. 또한 일각에서는 국민들의 이동기록이 담긴 카카오모빌리티의 데이터가 어떻게 활용될지도 모른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서승욱 카카오 크루 유니언 지회장은 “카카오모빌리티가 가진 방대한 데이터는 이용자들이 만든 데이터”라며 “해당 데이터의 활용에 대해 아직 규제나 규정이 명확하게 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 경영권이 사모펀드로 넘어가면 데이터 활용에 대한 문제가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 국민이 이용하는 모빌리티 플랫폼을 사모펀드가 운용하는 건 고양이에게 생선 가게를 맡기는 꼴”이라고 덧붙였다.

김주한 전국대리운전노동조합 위원장은 “지난해 10월부터 카카오모빌리티와 대리운전업계는 성실교섭 절차를 밟고 있다”며 “상생을 위한 교섭을 이제야 진행하고 있는데,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는 카카오가 갑자기 카카오모빌리티를 매각한다는 것에 경악을 금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카카오톡, 카카오T는 한국의 구글 이라고 봐도 무방할 수준의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카카오톡, 카카오T는 한국의 구글 이라고 봐도 무방할 수준의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카카오모빌리티 매각, 카카오 소액주주에게도 악재

카카오모빌리티 매각 소식이 연일 하락중인 카카오 주가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이에 수많은 소액주주들도 눈물을 흘리게 생겼다며 속을 끓이고 있다. 카카오 소액주주 수는 지난 3월 말 기준 202만2527명까지 불어났다.

카카오모빌리티 매각 소식에 증권가에서는 카카오 목표 주가를 잇달아 하향하고 있다. 광고와 전자상거래 등 주력 사업 성장 둔화가 일어나는 가운데, 새로운 성장 동력까지 잃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한국투자증권은 12일 카카오 목표주가를 기존 대비 20% 낮은 10만원으로 조정했다. 대신증권도 이날 12만4000원이었던 카카오 목표 주가를 10만원으로 낮췄다. 이베스트증권(11만7000원→10만원)과 교보증권(11만5000원→11만원)도 목표주가 하향 조정에 동참했다.

플랫폼 기업이 자체적으로 데이터를 수집·생산할 수 있다는 것은 그 자체로 엄청난 메리트다. 애플이 지난해 4월 사생활 보호 정책으로 데이터 제공을 거부하자, 페이스북의 모기업인 메타 플랫폼스 매출이 급감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왔다. 데이브 웨너 페이스북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콘퍼런스콜에서 애플 정책으로 올해 매출 손실액이 100억달러(13조원) 이상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는 지난해 전체 매출액의 8%에 달하는 규모다.

퓨처럼 리서치의 대니얼 뉴만 대표 애널리스트는 “메타가 크게 타격을 입었으며, 이는 지속되는 문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모빌리티 매각 반대 운동 [사진=연합뉴스]
카카오모빌리티 매각 반대 운동 [사진=연합뉴스]

■ 카카오의 상생 책임

“가보지 않은 길을 두려워하지 않고, 오늘보다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한 카카오가 되겠다.”

“상생은 카카오가 성장하는데 있어 해 나가야 하는 미션이 아닌 필수적인 본질이며, 사회와 기업이 상호 지속 가능 성장을 이어갈 수 있는 핵심 가치다. 소상공인들이 성공적으로 디지털 전환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파트너들이 실질적 수익을 거둘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 겸 미래이니셔티브 센터장과 홍은택 카카오 공동체 얼라인먼트센터장이 각각 지난해 국정감사와 지난 4월 한 말이다. 카카오는 지난해 과도한 사업 확장으로 골목상권을 침해한다는 질타를 받았다. 사업을 확장하는 과정에서 늘어난 계열사 수도 도마 위에 올랐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카카오 계열사는 지난해 말 기준 134개였다.

카카오는 이후 소상공인과의 상생을 통해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며 꽃·간식·샐러드 배달 사업에서 철수했다. 돈을 추가로 내면 카카오 택시에 더 빨리 승차할 수 있는 ‘스마트 호출’ 서비스도 폐지했다. 이를 통해 계열사를 연내 100개 이하로 줄이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카카오게임즈 자회사인 라이온하트스튜디오 상장 논란과 함께 카카오모빌리티 매각 논란까지 불거지며 위 발언들이 정작 중요한 순간에는 지켜지지 않는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달리 말해 듣기 좋은 허울뿐인 말이라는 얘기다. 

카카오가 끊임없이 천명해온 상생 철학, 최근 불거진 논란들의 결말을 통해 카카오가 스스로 내뱉은 철학에 과연 얼마나 진정성 있고 책임감 있는 모습을 보일지 곧 드러나지 않을까. 그 향방에 수많은 이해관계자의 눈길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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