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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당수의 '실각' 위기와 '항전' 카드

  • Editor. 강성도 기자
  • 입력 2022.07.08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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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강성도 기자] 현직 당 대표가 징계를 받는 사상 초유의 사태로 국민의힘이 대혼돈에 빠져들어가고 있다. 새 정부 출범 59일 만에 집권 여당의 리더십이 사실상 공백 상황을 맞게 되면서다.

자신을 둘러싼 ‘의혹'에 대해 경찰 수사 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당내 사법부’의 판단으로 도덕적 치명타를 입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당 중앙윤리위원회의 ‘당원권 6개월 정지’ 중징계에 승복하지 않고 결사항전의 뜻을 밝혀 당 내홍이 격화될 전망이다.

징계 처분 주체의 해석을 놓고부터 당내 충돌이 빚어지는 등 리더십 재정립 문제를 시작으로 여권 내부는 극심한 혼란에 빠져드는 형국이다. 정치 생명을 위협하는 ‘사실상 탄핵’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만큼 30대 당수가 전방위 여론전으로 총력대응에 나서고 당내 ‘친윤(친윤석열)’ 그룹 간의 힘겨루기가 본격화할 경우 그 후폭풍은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는 8일 새벽 '성 상납 증거인멸 교사' 의혹을 받는 이준석 대표에 대해 품위 유지 의무 위반을 이유로 '당원권 정지 6개월' 징계를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윤리위는 총 7시간 45분 동안 진행된 마라톤회의에서 이준석 대표와 김철근 정무실장의 소명을 들은 뒤 이들에게 각각 당원권 정지 6개월, 2년의 중징계를 내렸다.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에 출석해 자신의 의혹에 대해 소명한 이준석 대표가 8일 국회 대회의실을 나서며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에 출석해 자신의 의혹에 대해 소명한 이준석 대표가 8일 국회 대회의실을 나서며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같은 결론은 이 대표 측 김철근 정무실장이 지난 1월 성 상납 의혹 제보자를 만나 투자 유치를 대가로 입막음을 시도했다는 유튜브 방송채널 가로세로연구소의 의혹 제기와 관련해 윤리위가 징계 절차 개시를 결정한 지 78일 만에 나왔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양희 당 윤리위원장은 브리핑을 통해 "이준석 국민의힘 당 대표 이하 당원은 윤리규칙 4조 1항에 따라 당원으로서 예의를 지키고 자리에 맞게 행동해야 하며 당의 명예를 실추시키거나 국민 정서와 동떨어진 언행을 해서는 안 된다는 것에 근거했다"고 징계 사유를 밝혔다. 사실상 이 대표가 김 실장을 통해 제보자를 만나 입막음을 시켰다고 판단한 것이다.

다만 이 위원장은 "위원회는 징계심의 대상이 아닌 성상납 의혹에 대해선 판단하지 않았다"며 "그간 이 당원의 당에 대한 기여와 공로를 참작해 이와 같이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1년 전 전당대회에서 돌풍을 일으키며 헌정사상 최초의 '30대 당수'에 선출돼 여의도 정치권에 신선한 충격을 던졌던 이 대표는 지난 3월 대통령선거와 6월 지방선거에서 ‘2연승’을 이끌며 중앙·지방 정권교체에 일조했지만 대표직 유지 자체가 불확실해지는 최대 위기를 맞은 만큼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수단으로 대응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 대표가 꺼낼 수 있는 ‘항전’ 카드는 윤리위 재심 청구,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당 대표 권한 행사를 통한 윤리위 해체, 최고위에서의 윤리위 결정 무효화 등을 꼽을 수 있다.

국민의힘 당헌당규에 따르면 이 대표는 윤리위원회 징계 결정에 불복할 경우 징계 의결 통지를 받은 날로부터 10일 이내 윤리위에 이의신청을 할 수 있다. 또한 당규에는 '당 대표가 특별한 사유가 있는 때에는 최고위원회 의결을 거쳐 윤리위원회 징계 처분을 취소할 수 있다'는 조항도 있는데, 제척 사유 등 논란으로 현실성은 떨어진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 대표는 자진 사퇴는 없다는 뜻부터 분명히 했다. 이날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윤리위 징계에 대해 "수사 절차가 시작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6개월 당원권 중지라는 중징계가 내려진 데 대해서 윤리위 형평에 대해 이의를 제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당 대표에서 물러날 생각이 없다"고 강조한 것이다.

이 대표는 "그 처분이 납득 가능한 시점이라면 당연히 받아들이겠지만, 지금 상황에선 가처분이라든지 재심이라든지 이런 상황을 판단해 조치하겠다"며 징계 불복의 뜻을 밝혔다. 수사기관의 판단이나 재판 결과가 나오면 그에 따라 윤리위가 처분을 내리는 것이 그간 정치권에서 통용되던 관례였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다른 것을 제쳐두고 제 것만 쏙 빼서, 수사 절차도 아직 시작되지 않은 상황에서 (징계를) 판단했다는 것은 그 자체로 좀 의아하다"고 짚었다.

징계의 근거인 ‘품위유지 위반’과 관련해서도 그 위반에 따라 당에 끼친 손해가 무엇인지를 객관화해서 봐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는 “사실 선거 두 번 이긴 직후 마당에 품위 유지를 잘못해서 당에 손실을 끼친 것이 무엇인지를 저는 듣지도 못했다"며 "굉장히 이례적인 그런 윤리위의 절차였다"고 비판했다.

앞서 전날 밤 이 대표는 소명을 위해 윤리위에 출석하기 직전 취재진과 만나 "지난 1년 동안의 설움이 북받쳐 올랐다"며 "왜 3월 9일 대선 승리하고도 저는 어느 누구에게도 축하를 받지 못했으며, 어느 누구에게도 대접받지 못했으며…"라고 말하던 도중 울먹이기도 했다.

이렇듯 징계의 부당성과 절차적 흠결을 조목조목 지적하면서 ‘징계처분 보류’라는 강수를 꺼내들자 징계 처분권 문제는 당내 갈등의 뇌관으로 부상했다.

이 대표는 "징계 처분권 자체가 당 대표에게 있다"며 "이 부분에 있어서 납득할만한 상황이 아닌 경우 징계처분을 보류할 생각"이라고 강경한 스탠스를 취했다.

당규에 따라 윤리위의 징계 의결에 대한 처분권은 이 대표 자신에게 있다는 주장인 반면 권성동 원내대표는 윤리위원장이 적법하게 처분 결과를 통보해 왔기에 징계 의결 즉시 효력이 발생해 당 대표 권한이 정지되고 원내대표 직무대행체제로 전환된다는 입장이어서 징계 사태 첫날부터 충돌하는 양상이다.

당규 윤리위 규정에는 "위원회의 징계 의결에 따른 처분은 당 대표 또는 그 위임을 받은 주요 당직자가 행한다"고 명시돼 있는데, 이번 사안은 징계 의결의 당사자가 당 대표라는 점에서 논란을 낳는다. 당 대표 자신이 징계 대상자가 될 경우에 대한 예외규정은 당규에 없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와 이준석 대표.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와 이준석 대표. [사진=연합뉴스]

5선 중진 출신으로 국민의힘 전신 당수까지 지낸 홍준표 대구시장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끊임없는 의혹 제기로 당권수비에만 전념한 당 대표나 여론이 어떻게 흘러가든 말든 기강과 버릇을 바로 잡겠다는 군기세우기식 한 정치는 둘 다 바람직스럽지 않다"고 양비론의 쓴소리를 던지면서도 징계 처분권에선 이 대표의 적용 입장을 반박했다. 그는 "누구도 자기 자신의 문제에 대해서는 심판관이 될 수 없다"면서 "자신의 징계 문제를 대표가 스스로 보류하는 것은 권한도 아니고 해서도 안 된다"고 했다.

대선 이전부터 갈등의 불씨가 된 친윤 그룹에 맞서왔던 이 대표로선 실각 위기에서 리더십을 지키기 위해서는 여론전에도 신경 쓰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이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한달에 당비 1000원 납부약정하면 3개월 뒤 책임당원이 돼 국민의힘의 의사결정에 참여할 수 있다"며 2030세대 당원 가입을 독려했다.

‘0선 대표’로서 여의도 문법을 파괴하는 파격 행보를 통해 보수정당의 사각지대였던 2030 청년층 지지기반을 넓혔다는 평가를 받는 이 대표로선 기댈 언덕이 청년 당원 지지층이라는 판단에서 이들 지지세를 모아 여론을 결집하겠다는 전략으로 읽힌다. 집권 여당 리더십 공백에 대한 우려 등을 내세워 이 대표의 사퇴를 압박하고 향후 비상대책위원회 출범 또는 임시전당대회 개최 등으로 지도체제 재편에 속도를 낼 수 있는 만큼 이 대표가 우군 확보를 통해 실각 위기를 어떻게 헤쳐나갈지는 징계처분 대응과는 별개로 주목을 끄는 대처 카드다.

1년 전 전당대회에서 당심(37.4%·2위)보다 일반국민여론이라는 민심(58.8%·1위)을 더 크게 얻은 덕에 당원지지표에서 앞선 4선 출신의 경쟁자를 제치고 당권을 거머쥐었지만 이제는 당심이 절실해진 위기의 30대 당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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