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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 성장 뒤에 가려진 노동착취의 그림자

  • Editor. 조근우 기자
  • 입력 2022.07.06 16:04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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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조근우 기자] “스타벅스는 어디서나 잘 되는 것 같아. 스타벅스 같은 카페 하나 차리고 싶다.”

카페 창업에 조금이라도 관심 있는 이들이라면 한 번쯤 하는 소리다. 카페의 대명사처럼 돼 버린 스타벅스는 경쟁사에 비해 압도적인 규모를 자랑한다. 2위부터 5위인 투썸플레이스, 이디야커피, 할리스커피, 메가커피까지 매출액을 모두 더해도 스타벅스 매출의 절반도 안 된다.

성장세 또한 눈부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스타벅스코리아(에스씨케이컴퍼니)는 2019년 1조8696억원, 2020년 1조9284억원, 2021년 2조3856억원 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고속 성장을 이어갔다. 지난해 영업이익 2393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45.6% 증가했다. 점포수도 1700개를 돌파했다. 2015년(869개)보다 두 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하지만 이 눈부신 성장 뒤에는 착취에 가까운 열악한 임금구조가 있었다. 

스타벅스의 눈부신 성장세 뒤에는 착취에 가까운 열악한 임금구조가 있었다. [사진=연합뉴스]
스타벅스의 눈부신 성장세 뒤에는 착취에 가까운 열악한 임금구조가 있었다. [사진=연합뉴스]

시급 1만원의 소모품, 스타벅스 노동자들

“고객님 불만은 전부 가감 없이 회사에 말해주세요. 저희가 아무리 힘들다고 말해도 회사는 저희를 쓰다 버릴 소모품으로 여기거든요. 누가 소모품이 하는 말을 들어주겠어요? 어? 저기 빗자루가 말을 한다. 신기하네. 끝.”

지난해 9월 28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올라온 글이다. 리유저블 컵 이벤트로 전국 스타벅스코리아 파트너들이 정신없이 일해야 했던 날이었다. 스타벅스코리아는 음료를 50주년 기념 디자인이 적용된 리유저블 컵에 담아 제공했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커뮤니티에는 리유저블 컵을 받기 위해 장사진을 이룬 상황들로 도배됐다.

리유저블 컵 이벤트는 스타벅스 직원들의 트럭시위로 이어졌다. 지난해 10월 노동조합도 없는 스타벅스 직원들이 단체행동을 한 것이다. 이들은 본사 측에 처우 개선과 과도한 마케팅 금지 등을 요구했다. 내용은 다음과 같다.

“스타벅스 파트너는 일회용 소모품이 아닙니다”, “리유저블 컵 이벤트 대기음료 650잔에 파트너들은 눈물 짓고 고객들은 등을 돌립니다”, “연매출 2조 기업에서의 인력부족 문제, 무리한 신규점 확장보다는 내실을 다질 때입니다”, “우리는 1년 내내 진행하는 마케팅 이벤트보다 매일의 커피를 팔고 싶습니다”, “플라스틱 대량 생산하는 과도한 마케팅, 중단하는 게 환경보호입니다” 등이다.

스타벅스에 따르면 스타벅스 바리스타들의 시급은 1만원이다. 하지만 이들이 실제로 받는 돈은 최저임금에도 한참 미치지 못한다. 그 속내는 무엇일까?

스타벅스 매장 직원은 모두 4개의 직급으로 구성된다. 점장과 부점장, 슈퍼바이저, 바리스타 순이다. 점장과 부점장은 매장에 1~2명 정도 있는데, 연봉제로 하루 8시간 일할 수 있는 전일제 근로자다. 반면 매장 인력 중 절대 다수를 차지하는 슈퍼바이저와 바리스타는 시급제 무기 계약직이다. 시급은 올해 기준 바리스타가 1만원, 슈퍼바이저가 1만500원이다. 기본 근무시간은 각각 하루 5시간, 7시간이다.

이를 한달 근무 22일 기준으로 계산하면 바리스타 월급은 약 110만원, 슈퍼바이저는 약 162만원이다. 스타벅스 임금 구조는 직원들이 계속 근무해 경력을 쌓는다고 해서 임금을 더 받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시급은 오로지 회사에 의해 결정되고, 같은 직급 직원들에게 모두 일률적으로 적용된다. 1년 차나 2년 차나 직급이 같다면, 시급도 똑같다.

업계에서는 스타벅스 파트너들은 높은 업무강도에 비해 낮은 임금으로 인해 퇴사하는 직원이 많은 것으로 익히 알려져 있다. 블라인드에는 “점장님이 연장근무를 더 시켜줬으면 좋겠다”, “안 쉬어도 좋으니 휴일에도 불러 달라”는 내용의 글도 올라오고 있다.

실제 근로복지공단 고용보험 상실 자료를 확인해보니 스타벅스 퇴직률은 2019년 40.84%, 2020년 31.48%, 지난해 36.29%였다. 올해 5월까지만 해도 이미 18.33%의 직원이 떠났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스케줄 근무에 대해 “매일 장시간 매장 운영을 해야 하는 소매업 특성상 다양한 근무 시간 형태가 필요하다. 스케줄 수립 시에는 사전에 파트너들의 신청을 받고 상호 협의해 편성하고 있다. 파트너들의 의견을 지속 수렴하면서 현재 근무 형태에서 더 효율적인 근무형태 등을 지속 연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스타벅스는 어디서나 잘 되는 것 같아. [사진=연합뉴스]
스타벅스는 어디서나 잘 되는 것 같아. [사진=연합뉴스]

■ 아파하는 스타벅스 직원들, 원인은?

“진급 실패와 생활고에 지쳐 친구들이 떠난 빈자리를 감당하던 기존 매니저 이상급은 점점 마음의 병을 얻어 회사를 떠났다.”

스타벅스가 지난해 9월 28일 리유저블 컵 이벤트를 한 날, 자정이 넘어 블라인드에 올라온 글의 내용이다. 이날 자정이 넘은 시각 블라인드에 “한국은 참 서비스직 종사자들에게 각박하다”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사람들이 다른 직종의 불합리한 노동 처우나 갑질에 대해서는 공감해주지만 서비스직은 유독 당연하게 여긴다며, 고객들의 갑질로 인한 스트레스와 오랜 시간 몸담았던 스타벅스코리아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갔다.

작성자는 ‘“뭐니 뭐니 해도 요즘 가장 힘든 점은 늘어난 매출 대비 턱없이 부족한 인원”이라며 “일할 사람은 없는데 회사는 코로나 때문에 힘들다며 채용을 막았고, 모순적이게도 신규 매장은 무섭도록 늘렸다. 신규 매장에 들어갈 인원은 충원하지 않고 기존 매장에서 빼앗아갔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또한 연이은 이벤트와 MD상품들에 대해서는 파트너들이 무료봉사까지 한다고 말했다. 그는 “크고 작은 무료봉사들이 모여서 각 매장들을 어떻게든 굴려가고 있는데 회사에서는 말로만 무료봉사를 하지 말라고 한다. 실질적인 대안은 아무것도 없다”며 “일을 벌여놓고, 매출 증가가 예상되니 근무 인원을 충분히 배치하라는 공지만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9월 류호정 정의당 의원이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근로복지공단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2020년 스타벅스코리아 전체 사업장에서 노동자 613명이 정신질환으로 진료를 받았다. 구체적으로 ▲우울에피소드(우울증) 340명 ▲재발성 우울장애 26명 ▲공포성 불안장애 18명 ▲기타 불안장애 163명 ▲심한 스트레스에 대한 반응 및 적응 장애 66명이 진료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진료건수로 보면 총 3879건이다.

스타벅스코리아는 2017년 감정노동 관련 산업안전감독으로부터 4건의 시정조치를 권고받은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신질환을 호소하는 노동자 수는 꾸준히 늘었다. 2016년 172명이던 정신질환 진료 노동자 수는 2017년(205명), 2018년(411명), 2019년(575명)으로 가파르게 증가했고 지난해에는 600명을 넘겼다.

같은 기간 직원들의 산업재해 신청 건수도 급증했다. 근로복지공단 자료에 따르면 2016년부터 2020년까지 스타벅스코리아 근로자의 산업재해보상 신청 건수는 80건으로 이 중 75건이 승인됐다. 2016년 4건에 불과했던 건수는 지난해 역대 최대인 47건을 기록했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파트너들의 근무 환경 개선에 대해 “파트너들의 의견을 수렴하면서 현재의 근무형태에서 더 효율적인 근무형태 등을 지속 연구하고 있는 등 추가적으로 다양한 근무시간 형태를 검토 중에 있다”며 “스타벅스를 이끄는 가장 큰 원동력인 파트너들의 다양한 의견을 경청하고 있고, 파트너 경험을 개선하기 위해 기본시급 인상 및 다양한 복리후생 제도 시행, 휴게 공간 개선, 프로모션 축소, 상품 라인업 재정비 및 판매 채널 다각화 등 여러 방안을 마련하고 지속 개선해 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스타벅스 직원들이 이야기하는 스타벅스 [사진=블라인드 캡처]
스타벅스 직원들이 이야기하는 스타벅스 [사진=블라인드 캡처]

■ 자신의 책임이라던 송호섭 대표, 변화하는 스타벅스 보여줄까?

“회사의 모든 리더십과 유관부서가 정책이나 의사를 결정하는 데 가장 중요한 우선순위는 '파트너'였다. 그러나 어떠한 이유라도 그간 노력이 부족했다면 이 또한 대표이사로서 저의 책임이라고 생각된다.”

지난해 리유저블 컵 이벤트 이후 송 대표가 사내 메일을 통해 한 말이다. 그는 “(지난달) 28일 리유저블 컵 행사 중 미처 예상하지 못한 준비 과정의 소홀함으로 파트너 업무에 과중함과 큰 부담을 드린 점 사과드린다”고 전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블라인드에는 앞서 문제점으로 지적되던 것들이 여전하다고 호소하는 내용의 글들이 계속해서 올라오고 있다.

가히 커피숍 국민 브랜드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독점적 지위를 차지하고 있는, 신세계그룹 정용진 부회장의 상징과도 같은 스타벅스코리아. 앞으로는 스타벅스코리아의 성장이 파트너들의 희생이 아닌 상생을 기반으로 이뤄지길 바란다면 무리한 욕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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