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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선우 세계선수권 '은빛 역영'으로 점화된 '10대 괴물' 라이벌 열전

  • Editor. 최민기 기자
  • 입력 2022.06.21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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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최민기 기자] 1년 만에 성숙해진 ‘괴물’이 한국 수영의 거룩한 계보를 이었다. 지난해 여름 도쿄올림픽에서 좀처럼 멈출 줄 모르는 본능으로 예선부터 과속 물살을 가르다 정작 결승에서 힘에 부쳐 아쉬움을 삼켜야 했던 황선우(강원도청). 세계선수권 데뷔 무대에서 19세의 이 몬스터에게 더 이상 오버페이스는 없었다. 절제된 역영으로 마지막 스퍼트에 힘을 내면서 월드클래스 포디엄에 오르는 데 성공했다.

박태환(33)이 2007년 멜버른 세계선수권대회 자유형 200m에서 거둔 최고성적(동메달)을 넘어선 은빛 역영으로 2년 뒤 파리올림픽 메달 전망을 밝혔다.

황선우는 21일 오전(한국시간) 헝가리 부다페스트의 두나 아레나에서 벌어진 2022 국제수영연맹(FINA)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자유형 200m 결승에서 1분44초47로 한국신기록을 세우면서 은메달을 차지했다. ‘루마니아의 괴물’ 다비드 포포비치에 1.26초차 뒤졌지만 지난해 도쿄올림픽 챔피언 토마스 딘(영국)을 0.51초차로 제치고 두 번째 높은 시상대에 올랐다.

21일 세계수영선수권 남자 자유형 200m 시상식에서 은메달리스트 황선우(왼쪽부터) 금메달리스트 다비드 포포비치, 동메달리스트 토마스 딘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21일 세계수영선수권 남자 자유형 200m 시상식에서 은메달리스트 황선우(왼쪽부터) 금메달리스트 다비드 포포비치, 동메달리스트 토마스 딘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올림피아드에서 자신이 세운 한국기록을 1년도 안 돼 0.15초 단축하며 한국 선수로는 박태환 이후 두 번째 세계선수권 메달리스트 영광을 안은 것이다. 화수분처럼 뿜어내는 파워를 앞세워 ‘포스트 박태환’으로 급성장해온 수영천재는 11년 만에 세계선수권 메달 계보를 잇는 것으로 그 존재감을 과시했다. 2007, 2011년 자유형 400m 금메달 2개를 포함해 세계선수권에서 3개의 메달을 수확한 박태환의 성공시대를 뛰어넘는 무한도전에도 힘을 내게 됐다.

지난해 아부다비에서 열린 FINA 쇼트코스(25m) 세계선수권 자유형 200m에서 처음으로 정상에 서긴 했지만 올림픽 규격의 롱코스(50m) 메이저 국제무대에서 마수걸이 메달 터치에 성공, ‘폭풍 성장’을 입증했기 때문이다.

황선우의 은메달은 1년 전 올림픽의 시행착오를 극복해낸 결실이어서 의미가 깊다. 지난해 7월 도쿄올림픽 200m에서 결승에서 150m 구간까지 선두를 지켜 금빛 터치를 예고했지만 초반 오버페이스 탓에 마지막 50m 구간에서 선두에서 7위까지 순위가 추락했다. 이번엔 경쟁자들이 초반부터 치고 나갈 때에도 3~4위권에서 무리하지도 않고 페이스를 지켜낸 끝에 메달 터치를 위한 뒷심을 발휘했다. 구간별로 50m 4위, 100m 4위, 150m 3위, 200m 2위로 끌어올린 것이다.

도쿄 현장에서 "150m 구간까지 가다 주변을 보니 나밖에 없어서 설렜지만 참 아쉬웠다"는 황선우의 고백은 1년 만에 자기 격려로 바뀌었다. 황선우는 매니지먼트사인 올댓스포츠를 통해 “도쿄올림픽에서는 경험이 부족해 초반 오버페이스로 후반에 페이스가 많이 떨어졌다"면서 "이번 레이스는 지난 경험을 토대로 후반에 스퍼트를 올리는 전략으로 은메달이라는 값진 결과를 얻은 것 같다"고 밝혔다.

대한수영연맹의 특별전략육성선수단에 선정돼 이번 세계선수권대회를 앞두고 호주에서 18세가 되기 전 세계선수권과 올림픽을 제패했던 호주의 전설 이언 소프의 핀셋 조련을 6주 동안 받으면서 턴과 돌핀킥 등 단점을 보완한 것도 큰 성공 요인으로 꼽힌다.

서울체고 2학년 때인 2020년 11월 대표선발전 자유형 100m에서 우상 박태환의 기록을 깨뜨리며 혜성처럼 등장했던 황선우는 쾌속성장의 첫 결실을 세계선수권 시상대에서 확인함으로써 세계정복의 자신감을 키우게 됐다.

경쟁구도도 뚜렷해졌다. 이번 200m 레이스에서 역대 두 번째로 어린 챔피언에 등극한 유럽의 괴물 포포비치(18)와 라이벌 열전을 예고했다. 박태환이 두 살 어린 쑨양(중국)과 쌍웅시대를 열었던 것처럼 황선우는 한 살 어린 포포비치와 '괴물대결'로 파리올림픽까지 경쟁구도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황선우 프로필과 세계선수권 자유형 200m 입상자 기록. [그래픽=연합뉴스] 
황선우 프로필과 세계선수권 자유형 200m 입상자 기록. [그래픽=연합뉴스] 

이미 도쿄올림픽 때부터 '10대 괴물' 라이벌 열전은 예열됐다. 당시 8명씩 겨루는 100m, 200m 결승에 오른 경쟁자 중에서는 10대 주자는 황선우와 포포비치만으로 ‘유이’했다.

200m 레이스에서 황선우가 예선 1위, 준결승 6위로 포포비치(4위-7위)를 앞섰지만 결승서는 포포비치 4위, 황선우 7위로 뒤집혔다. 100m에서는 황선우가 예선-준결승-결승을 거치면서 6위-4위-5위를 기록했지만 포포비치는 8위-5위-7위로 뒤처졌다.

1년 뒤 이번 세계선수권 200m 경쟁에서는 포포비치가 예선, 준결승, 결승 모두 1위를 놓치지 않는 절대 우위의 기량을 과시했다. 황선우는 단계별로 2위-4위-2위였다. 특히 포포비치는 황선우가 보유한 세계주니어기록(1분44초62)을 준결승과 결승에서 잇따라 경신하면서 한발 앞서나갔다. 이번 세계선수권 200m 결승서도 이들만이 10대 스위머로 무서운 상승세를 보여줬기에 2년 뒤 올림픽 메달을 다툴 유력주자로 꼽힌다.

황선우는 ”포비치가 비슷한 나이여서 라이벌 구도로 많이 언급해 주시는데, 이번 자유형 200m에서 포포비치가 1분43초대라는 대단한 기록을 냈다"며 "저도 열심히 훈련해서 1분43초대로 들어가야겠다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고 말했다.

결승서 벌어진 1초 이상으로 벌어진 격차를 따라잡겠다는 황선우의 의지가 강렬한 만큼 남은 100m 결승에서 재대결이 성사될 경우 이들의 기록 다툼은 더욱 뜨거워질 수밖에 없다.

100m 자기 최고기록도 지난해 유럽주니어선수권에서 47초30을 찍은 포포비치가 도쿄올림픽서 세운 황선우의 레코드 하이(47초56)보다 앞선다. 체계적인 조건에서도 포포비치(190cm 79kg)가 황선우(186cm 72kg)에 다소 우위에 있는 편이다. 다만 도쿄올림픽 100m 경쟁에서 황선우가 상대적인 우위를 점했다는 점에서 황선우가 집중력을 끌어올린다면 포포비치와 다시 한 번 메달색깔을 놓고 충분히 겨뤄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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