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핑크빛 암호화폐 시장 “한때의 꿈이었더라”

  • Editor. 여지훈 기자
  • 입력 2022.06.20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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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여지훈 기자] 지난해 이맘때만 해도 핑크빛 전망 일색이었던 암호화폐 시장이 극심한 붕괴 위기를 겪고 있다.

미국의 투자 전문회사 버크셔해서웨이의 부회장이자 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워런 버핏의 오랜 사업 파트너인 찰스 멍거는 지난 2월 비트코인 등의 암호화폐를 ‘성병’과도 같다며 신랄하게 비판한 바 있다.

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에 따르면, 당시 멍거는 “우리는 이미 은행 계좌로 불리는 디지털 화폐를 보유하고 있다”면서 “사람들이 암호화폐를 강탈, 납치, 탈세와 같은 불법적인 일을 위해 사용하는 것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또 멍거는 이미 그전부터 가파르게 상승세를 보여온 물가상승률에 대해서도 “핵전쟁을 제외하면 아마도 우리가 가진 가장 큰 장기적 위험”이라고 지적하면서 심각한 경고와 더불어 시장에서의 위험한 투기 행위에 대해 주의를 당부하기도 했다.

지난해 이맘때만 해도 핑크빛 전망 일색이었던 암호화폐 시장이 극심한 붕괴 위기를 겪고 있다. [사진출처=픽사베이]
지난해 이맘때만 해도 핑크빛 전망 일색이었던 암호화폐 시장이 극심한 붕괴 위기를 겪고 있다. [사진출처=픽사베이]

멍거의 이런 발언이 국내에 전해지자 관련 기사에 달린 수많은 댓글이 멍거를 ‘한물간 노인네’ 취급하며 도리어 지금이야말로 암호화폐에 투자할 적기라는 식의 주장을 쏟아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러나 그로부터 4개월이 지난 현재 결국 찰스 멍거가 맞았다.

지난해 11월 6만8000달러를 넘어서며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던 비트코인은 이후 큰 폭으로 떨어져 올해 1월 이미 4만달러가 붕괴됐고, 다시 5개월 남짓이 흐른 이달 18일에는 1만8000달러 선까지 무너졌다. 이는 최고가 대비 무려 70%에 가까운 대폭락이다.

암호화폐 대장 격인 비트코인이 붕괴하는 마당에 다른 암호화폐라고 멀쩡할 리는 없었다. 실제로 암호화폐 시장 전반에는 공포가 엄습한 지 오래여서 다른 암호화폐의 경우 80% 폭락은 부지기수며, 심지어 최고가 대비 90% 이상 폭락한 암호화폐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달리 말해 최고가에서 1억원을 투자했다면 현재 계좌에 1000만원도 남지 않았다는 이야기다.

불과 1년 전, 소위 국내 경제전문 매체임을 내세우는 방송사에서는 자칭 ‘암호화폐 전문가’란 이들이 하루가 멀다고 출연해 비트코인 가격이 향후 1억원을 훌쩍 넘어설 것이란 말을 앵무새처럼 반복하곤 했었다. 먼 훗날 언젠가 비트코인 가격이 그렇게 오를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는 예단할 수 없으나, 적어도 지난 1년간의 기록을 보면 과연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게 없다’는 옛말이 맞지 싶다.

흔히 ‘계좌가 녹는다’란 표현이 현재 암호화폐에 투자한 대다수 투자자가 겪는 문제가 아닐까 싶다.

특히 이미 큰 손실을 보고 있는 개인 투자자의 경우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태로 보인다. 올해 초 비트코인에 투자했다는 C(31)씨는 “지난해 대비 이미 크게 하락한 시기에 투자했는데도 현재 손실률이 50%를 넘어간다”면서 “동생 역시 오랜 시간 비트코인을 꾸준히 사 모아왔는데 비슷한 손실률을 기록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최대한 계좌를 보지 않으려고 한다. 그나마 다른 이들에 비하면 크지 않은 금액이라 나름 심적 여유가 있는 편”이라면서 “향후 가격이 현재 수준보다 더 크게 떨어지면 비슷한 금액의 투자금을 넣어 평균매입단가를 낮출 계획”이라고 전했다.

암호화폐 시장 전반에는 공포가 엄습한 지 오래여서 비트코인 외의 다른 암호화폐의 경우 80% 폭락은 부지기수며, 심지어 최고가 대비 90% 이상 폭락한 암호화폐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 [사진=김프가 제공]
암호화폐 시장 전반에는 공포가 엄습한 지 오래여서 비트코인 외의 다른 암호화폐의 경우 80% 폭락은 부지기수며, 심지어 최고가 대비 90% 이상 폭락한 암호화폐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 [사진=김프가 제공]

하지만 한때 일었던 암호화폐 붐을 타고 세계적인 기업들도 너도나도 암호화폐에 투자한다고 나섰음을 기억한다면 문제는 개인 투자자로 국한되지 않는다. 시세차익을 누릴 수 있는 자산이라면 닥치는 대로 투자 대상으로 삼는 헤지펀드 이야기가 아니다. 버젓이 저만의 사업을 영위하고 있던 일반 기업들마저 저마다 암호화폐에 투자한다고 난리였다.

비트코인 보유 기업 현황을 보여주는 비트코인 트레저리스에 따르면, 20일 기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비트코인을 보유한 미국 소프트웨어 기업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비트코인 가격 폭락으로 13억700만달러의 손실을 보고 있을 것으로 추정됐다. 또 비트코인 보유로는 세계 2위를 차지한 미국 전기차 전문기업 테슬라 역시 6억1100만달러의 손실을 기록하고 있을 것으로 추산됐다. 현재 두 기업의 주가 모두 최고가 대비 크게 폭락한 상황인데, 특히 마이크로스트래티지의 경우 주가가 지난해 11월 대비 80% 이상 폭락했다.

국내 기업으로는 지난해 4월 일본 법인을 통해 비트코인 1717개를 1억달러에 구매한 넥슨의 피해가 클 것으로 분석됐다. 당시 넥슨이 매입한 비트코인 평균매입단가는 5만8241달러로, 현재 비트코인 시세가 2만700달러임을 고려한다면 64.5%의 손실을 기록하고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시 말해 투자한 1억달러 중 3550만달러만 남았다는 이야기다. 현재 넥슨은 비트코인 관련 투자 손실분을 무형자산 손상차손으로 반영하고 있다.

향후 비트코인 보유물량 처분과 관련해 묻자 넥슨 관계자는 “현재로선 추가 매입도 손실 축소를 위한 처분 계획도 없다”면서 “당시 단기적으로 시세차익을 노리고 산 것이 아닌 실험적인 측면에서 산 것이다. 더구나 보유자산 대비 그렇게 많은 비중을 구매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당분간은 계속 보유하고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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