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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권력 교체까지 이룬 국민의힘...'승자독식'은 허락지 않는 민심

  • Editor. 강성도 기자
  • 입력 2022.06.02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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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강성도 기자] 국민의힘이 대통령선거에서 근소한 표차로 이뤄낸 정권교체의 민심을 집권여당으로서 22일 만에 처음 맞은 지방선거에서도 압승으로 확인했다. ‘대선 연장전’으로 불린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7곳의 시·도지사 중 12곳을 석권하는 대승으로 지방권력 교체에도 성공했다. 4년 전 지선에선 역대 최대인 14곳을 싹쓸이했던 더불어민주당은 이번에 9곳이 줄어들었다.

국민의힘이 3대 14의 지방권력 구도를 12대 5로 역전, 사실상 중앙·지방권력의 완전 교체로 집권 초기부터 국정운영에 탄력을 받게 됐다.

2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집계에 따르면 전날 역대 두 번째로 낮은 투표율(50.9%)로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은 17곳 광역단체장 선거 가운데 오세훈 후보가 최다 4선에 성공한 서울을 비롯해 부산·대구·인천·대전·울산·세종·강원·충북·충남·경북·경남 등 12곳 포스트를 점령, 4년 만에 지방권력 전면 교체까지 이뤄냈다. 민주당은 경기·광주·전북·전남·제주 등 5곳에만 푸른 깃발을 꽂았다.

보수정당으로선 한나라당이 2006년 지선에서 12곳을 석권한 이후 16년 만의 압승이다.

지방선거 대승이 확정된 2일 집권여당 국민의힘 최고위가 열린 국회 회의실에 '국민의 뜻을 받들어 무한책임 지겠습니다'라는 문구가 담긴 뒷걸개가 내걸렸다.[사진=연합뉴스]
지방선거 대승이 확정된 2일 집권여당 국민의힘 최고위가 열린 국회 회의실에 '국민의 뜻을 받들어 무한책임 지겠습니다'라는 문구가 담긴 뒷걸개가 내걸렸다.[사진=연합뉴스]

‘대선 2차전’으로 주목받은 전국 최대 지자체인 경기도의 수장 자리는 민주당 김동연 후보(49.06%)가 초접전 끝에 막판 대역전극으로 국민의힘 김은혜 후보(48.91%)를 득표율 0.15%포인트(8913표) 차로 꺾고 수성했다.

전국 시장·군수·구청장 등 기초단체장 226곳 중에서도 국민의힘이 145곳을 휩쓸며 민주당(63곳)을 배 이상 앞섰다.

광역의원 선거에서도 국민의힘 돌풍은 이어졌다. 모두 872명(비례대표 93명 포함)의 광역의원 가운데 국민의힘은 61.9%에 달하는 540명을 배출, 민주당(322명)을 압도하며 지방의회 지형도도 상징색인 붉은색으로 물들였다. 4년 전 전신인 자유한국당의 비중이 16.5%(137석)에 그쳤던 것과 견줘보면 그야말로 격세지감을 대약진이다. 다만 2987명을 뽑는 기초의원 선거(비례대표 286명 포함)에서는 국민의힘(1435명)과 민주당(1348명)이 반분하는 구도가 됐다.

‘미니총선’으로 불린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서도 국민의힘이 5석을 휩쓸며 '판정승'으로 거뒀다. 국민의힘은 안철수(분당갑), 이인선(수성을), 김영선(창원 의창), 장동혁(충남 보령서천) 후보가 수성한 데 이어 박정하(강원 원주갑)까지 민주당 지역구를 가져왔다. 민주당은 이재명(계양을), 김한규(제주을) 후보만 지역구를 지켜냈다.

이재명(55.2%), 안철수 두 대선후보가 각각 초선, 3선으로 나란히 원내 진입에 성공했지만 지선 패배 책임론과 승리 기여론으로 향후 입지에서 명암이 갈릴 것으로 보인다. 의석수에서 국민의힘이 109석에서 114석으로 늘어나고, 민주당은 169석이 줄어들게 됐지만 여소야대의 구도에는 큰 변화가 없다.

17명을 뽑는 교육감 선거에서도 보수성향 후보이 8명이 당선돼 약진했다. 14명의 진보 성향 교육감이 나왔던 4년 전 지선과 달리 중도·진보 성향은 9명으로 줄어들었다.

이번 지선의 당선 지형을 보면 민심의 흐름이 여당이 강조한 ‘정권 안정론’ 쪽으로 크게 쏠린 것으로 해석된다. 5년 만에 정권교체를 이룬 윤석열 정부의 집권 초반 국정수행 동력에 힘을 불어넣는데 지방정부의 안정적인 협력이 중요하다는 민심이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4년 전처럼 표심의 일방적 쏠림은 없었다는 점에서 민주당이 호소한 견제론도 상존하는 것으로 읽힌다. 민주당으로서는 지선 캠페인 과정에서 대선 참패의 원인 해부와 자성보다는 ‘586용퇴론’ ‘팬덤정치’ 논란 등으로 커진 내부 갈등상이 중도층으로 외연을 확장하는데 결정적인 걸림돌이 돼 자초한 패배라는 비판을 받는다.

하지만 지상파 출구조사에서 근소한 패배가 예상됐던 경제부총리 출신의 김동연 후보가 최대 격전지 경기도에서 새벽 반전 드라마를 쓰며 싸늘한 민심을 다소나마 돌려놓은 것은 야당에는 견제를 위한 최소한의 기회 부여로 풀이된다.

그간 정권교체 초기의 선거에서 일방적으로 몰아준 표심은 오히려 ‘승자독식’의 부작용을 낳았기에 이번엔 ‘1강’의 독주를 방지하고 양당체제의 협치를 바라는 민심이 녹아든 것으로 보인다. 기울기는 확실히 쏠리지만 ‘협치의 시소게임’조차 원천적으로 무력화할 만큼 절대적인 무게를 부여하지 않는 방향으로 정치 지형도가 그려진 것이다.

제8대 지방선거 결과 [그래픽=연합뉴스]
제8대 지방선거 결과 [그래픽=연합뉴스]

집권여당은 의석수에서는 밀리지만 지선 승리에서 드러난 민의를 명분 삼아 여소야대 정국의 돌파구를 찾을 것으로 보인다. 하반기 국회 원 구성 협상부터 주도권을 잡기 위해 ‘민심에 따르는’ 야당의 태도 변화를 압박하면서 지난해 7월 민주당이 때 국민의힘에 약속한 하반기 법사위원장 자리를 확보하는 것이 출발점이 될 수 있다.

국민의힘은 축제 분위기 속에서도 지선 대승에 자만하지 않고 협치로 민심에 화답하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허은아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민심을 천심으로 여기며 절대 자만하지 않겠다"며 ”민생 경제 불안정, 지방소멸 위기 등 시급한 사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야당과의 협업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준석 대표도 '국민의 뜻을 받들어 무한책임 지겠습니다‘라는 승리 인사 뒷걸개를 내걸고 진행한 최고위회의에서 "민주당이 지난 총선에서 180석이라는 큰 성과를 내고 그것에 도취해서 일방적 독주를 하다 상반된 결과를 받은 것처럼 저희도 정말 겸손한 자세로 국민만 바라보고 일하란 교훈을 바탕으로 앞으로 일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윤석열 정부도 0.73%포인트 표차로 대선 승리를 안겨줬던 민심이 84일 만에 치러진 지선에서 여당 쪽으로 지지폭을 넓혔다는 점에서 국정 동력이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거대야당의 반발을 의식해 출범 이후로 논의를 미뤄뒀던 여성가족부 폐지 등 정부조직법 개정 같은 ’색깔내기‘는 물론 지방정부와 협력을 통한 부동산 공급대책 확대 등 민생정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할 수 있는 계기를 맞은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6·1지방선거 결과에 대해 “경제를 살리고 민생을 더 잘 챙기라는 국민의 뜻으로 받아들인다”며 “서민들의 삶이 너무 어렵다. 경제 활력을 되살리는 것이 가장 시급한 과제”라고 밝혔다고 강인선 대변인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윤 대통령은 “이를 위해 앞으로 지방정부와 손을 잡고 함께 어려움을 헤쳐나가겠다”며 “첫째도 경제, 둘째도 경제, 셋째도 경제라는 자세로 민생 안정에 모든 힘을 쏟겠다”고 강조했다.

지방선거 역대 광역단체장 당선 지형도 변화. [그래픽=연합뉴스]
지방선거 역대 광역단체장 당선 지형도 변화. [그래픽=연합뉴스]

민주당은 지선 참패의 책임을 지고 지도부가 총사퇴하기로 해 리더십 공백 속에 당내 세력 갈등이 분출하는 등 후유증이 커지고 있다. 윤호중·박지현 공동비상대책위원회를 비롯한 민주당 지도부는 이날 비공개회의 뒤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에 더 큰 개혁과 과감한 혁신을 위해 회초리를 들어주신 국민 여러분께 감사드린다"면서 총사퇴를 결의했다고 밝혔다. 비대위는 총사퇴 이후 연패한 대선·지선을 평가하고 새 지도부는 의원총회와 당무위, 중앙위원회를 거쳐 구성하기로 했다.

특히 ’이재명 책임론‘이 커지면서 당권 재편에는 진통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 홍영표 의원은 SNS에서 대선 패배 두 달도 안 돼 초고속 등판한 이재명 총괄선대위원장을 겨냥해 ”사욕과 선동으로 당을 사당화한 정치의 참담한 패배다, 저부터 책임을 통감한다"며 "대선 이후 '졌지만 잘 싸웠다'는 해괴한 평가 속에 오만과 착각이 당에 유령처럼 떠돌았다"고 비판했다.

조응천 전 비대위원은 MBC 라디오에서 "이재명 위원장이 이번 재보궐에 나온 이유 중 하나가 전당대회 출마"라면서 "이 위원장이 이번 대참패의 원인이 됐다. 깔끔하게 전당대회 출마하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나마 민주당의 체면을 세우며 견제론의 불씨를 살린 김동연 당선인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민주당이 성찰이 부족했다. 그것이 대선의 패인 중 하나이고 이번 지방선거에서도 고전한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라고 자성론을 폈다. 경기지사 당선을 두고도 민주당 내에서 재차 '졌잘싸(졌지만 잘 싸웠다)'라는 해석이 나올 조짐을 보인다는 질문에 "그것은 잘못된 생각"이라고 잘라 말하면서 "만약 그 생각을 한다면 더 깊은 나락에 빠질 것"이라고 쓴소리를 잊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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