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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 오타니 '쌍검' 무력화...16년 기다린 '극일 쾌승' 의미

  • Editor. 최민기 기자
  • 입력 2022.05.27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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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최민기 기자] 10개의 삼진 행진도 스스로 헛스윙한 한번의 삼진으로 눌렸다. 평균 패스트볼 구속 차가 10km 이상 앞선 광속 구위도 오히려 느린 커브를 섞은 영리한 투구에 밀렸다.

미국 빅리그 신인왕에 이어 MVP까지 점령한 ‘니폰 이도류’가 ‘코리안 몬스터’와 첫 대결에서 '두 개의 검'이 이렇게 무뎌진 채 고개를 숙였다.

22년 동안 이어져온 메이저리그(MLB)의 투수 한일전에서 마운드와 타석을 오간 ‘투타겸업’의 오타니 쇼헤이가 처음 만난 한국야구의 자존심 류현진의 기에 눌려 무너졌다. 시즌 초반 부상 부진에 시달렸던 류현진은 MLB 개인통산 1000이닝 길목에서 일본 투수를 상대로 거둔 ‘4전5기’ 승리를 지렛대로 삼아 반등 드라이브에 속도를 내게 됐다.

류현진이 오타니 쇼헤이와 맞대결한 27일 어웨이 경기에서 역투하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류현진이 오타니 쇼헤이와 맞대결한 27일 어웨이 경기에서 역투하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에이스 류현진은 27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의 에인절스타디움에서 벌어진 MLB 어웨이 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동안 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 타선을 상대로 안타 6개와 볼넷 1개를 내주며 2실점했다. 토론토 구원진의 선전으로 6-3 승리를 거두면서 류현진은 시즌 2승째를 신고했다.

오타니는 6이닝 동안 삼진을 10개까지 늘렸지만 시즌 개인 최다인 홈런 2방을 포함해 6안타를 얻어맞고 5실점, 시즌 3패(3승)째를 당했다.

류현진은 이날 포심패스트볼 평균 구속이 시속 143㎞으로 파이어볼러 오타니(154㎞)와 정면대결하기보다 느린 커브(10개)와 체인지업, 커터 등을 적재적소 활용하며 65개의 공을 뿌렸다. 고비마다 땅볼을 유도해내는 위기관리능력과 정교한 제구도 호투를 뒷받침했다. 이날 스트라이크 비율은 64.6%(42개)였다. 야구천재 오타니의 윽박지르기보다 류현진의 섞어던지기 야구지능이 빛난 빅뱅이었다.

특히 아메리칸리그 MVP를 3번이나 석권해 현역 최고의 타자로 꼽히는 마이크 트라우트와의 천적 사슬도 이날 세 차례 압도로 무피안타 행진을 13경기로 늘린 것은 ‘몬스터 부활’의 신호탄으로 평가되는 대목이다.

시즌 평균자책점에서 류현진은 6.00에서 5.48로 낮아졌고, 오타니는 2.82에서 3.45로 높아졌다. 4월 2경기에서 평균자책점이 13.50으로 치솟았던 류현진은 왼쪽 팔뚝 부상 복귀 후 5월 3경기에서는 1.72까지 낮추며 반등의 발판을 다지게 됐다. 또한 MLB 개인 통산 1000이닝에 ⅔이닝차로 다가섰다.

타자 오타니의 검도 류현진의 방패를 제대로 뚫지 못했다. 안타 없이 1삼진 1볼넷 1타점.

류현진은 1회말 1사 1루에서 처음 오타니와 맞서 풀카운트에서 볼넷을 내준 뒤 2회말 1사 1,3루에서는 2루 땅볼을 유도하고도 병살이 무산돼 3루 주자의 득점을 허용해야 했다. 하지만 5회 2사에서 필살기인 체인지업으로 오타니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혼을 뺐다. 류현진이 거둔 유일한 삼진이다.

류현진의 한일 마운드 대결 승리는 세 가지 면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코리안 빅리거 1,2세대를 거쳐 3세대 대표주자인 류현진이 통산 13차례 이어진 한일전의 우세를 지켜낸 것과 개인적으로도 3패 끝에 승리를 따낸 집념, 일본타자에게 유독 약했던 징크스의 극복이 높게 평가될 만하다.

한국의 MLB 개척자 박찬호(LA다저스)가 2000년 4월 이라부 히데키와 처음 만나 기선을 제압한 것을 시작으로 한일 투수 맞대결 역대 전적은 7승 4패로 우세를 이어갔다. 박찬호는 그해 7월에만 요시이 마사토를 내리 만나 2연승을 거두면서 3전 3승의 일본투수 킬러로 자리매김했다.

2세대 주자인 서재응(뉴욕 메츠)은 2003년 오카 도마카즈와 만나 7⅓이닝 동안 무자책점으로 호투하고도 승패를 가리지 못했던 아쉬움을 2년 뒤 재대결에서 승리로 보상받았다. 같은 세대의 김선우(몬트리올 엑스포스)와 김병현(콜로라도 로키스)은 2004, 2006년 각각 노모 히데오, 오카를 압도하며 승리를 추가했다.

류현진과 오타니의 27일 맞대결 기록. [그래픽=연합뉴스]
류현진과 오타니의 27일 맞대결 기록. [그래픽=연합뉴스]

이후 한일 투수 맞대결은 2013년 류현진이 빅리그에 입성하면서 재개됐지만 승리를 맛보는 데는 실로 오랜 시간이 걸렸다.

LA다저스로 데뷔한 류현진은 첫해 퀄리티 스타트를 보이고도 구로다 히로키에게 승리를 내줬고 이듬해에는 와다 쓰요시와 승패 없이 돌아섰다. 양현종(텍사스 레인저스)이 지난해 5월 기구치 유세이에게 당한 패배를 설욕해주기 위해 류현진이 나섰지만 기쿠치에게 연패를 당했다. 7, 8월 대결에서 4이닝 5실점, 6⅓이닝 4실점으로 연속 무너지면서 올시즌 설욕전을 별러야 했다.

한국 투수 중에서 가장 많은 3패를 당했던 류현진이 김병현 이후 16시즌 만의 승리를 따내면서 자존심을 회복한 것이다.

또한 류현진은 일본 타자에게 고전했던 면모도 일신했다. 2013년 아오키 노리키와 처음 만나 4타수 2안타로 부진하더니 스즈키 이치로에게는 홈런(3타수 2안타)까지 얻어맞았다. 이듬해 투수인 와다에게 2삼진을 빼앗았지만 토론토로 이적한 2020년 쓰쓰고 요시토모에게 홈런을 빼앗긴 뒤 한달 만에 무안타로 균형을 맞출 수 있었다. 타자 오타니와 격돌하기 전 류현진이 일본선수와 만난 5경기의 성적은 13타수 5안타였다.

지난해 투수로 9승2패(평균자책점 3.18), 타자로 타율 0.257(46홈런, 100타점)으로 ‘쌍검’ 신드롬을 일으키며 만장일치로 아메리칸리그 MVP를 거머쥐었던 오타니를 처음 만나 압도함으로써 류현진의 대일 성적은 타율 0.333(15타수 5안타)으로 낮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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