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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검수완박법 파장과 헌재의 판단 쟁점

  • Editor. 강성도 기자
  • 입력 2022.05.04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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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강성도 기자] ‘꼼수완박(각종 꼼수의 완전한 박자 맞춤)’이라는 힐난을 받아가면서도 더불어민주당이 과속 추진한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의 입법 절차가 3일 국회 본회의 통과와 국무회의 의결로 마무리됐다. ‘단독입법’을 불사한 채 권력기관 개혁의 종지부를 찍겠다며 5월 첫 국무회의 상정일로 설정한 목표시한에 맞춰 모든 입법·행정 절차를 사실상 완료했다.

하지만 입법예고나 공청회 의겸수렴도 없이 무리하게 밀어붙인 데 따른 후유증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차기 행정부가 법 시행 과정에서 각종 편법으로 검수완박 법안을 무력화할 수 있는 선례와 명분을 제공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입법절차의 정당성과 법률 위헌성을 따지게 된 헌법재판소의 판단에 따라선 민주당은 심대한 정치적 타격을 입을 수 있고, 국민의힘과 검찰의 거부권 행사 요청을 거부한 문재인 대통령도 퇴임 후 그 후폭풍에서 자유롭지 못할 수 있다.

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 로비에 검사 선서가 걸려 있다. [사진=연합뉴스]
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 로비에 검사 선서가 걸려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3일 청와대에서 마지막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국회에서 넘어온 검찰청법 개정안과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심의해 공포, 대선 이후 여야의 극한 대치를 불렀던 검수완박 입법의 마침표를 찍었다.

연합뉴스와 정치권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입법 절차에 있어서는 국회의장의 중재에 의해 여야간 합의가 이뤄졌다가 합의가 파기되면서 입법과정에 적지않은 진통을 겪은 아쉬움이 있다"면서도 “검경 수사권 조정과 검찰개혁은 역사적·시대적 소명에 부합하는 정책 방향"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검찰 직접 수사의 단계적 폐지'를 요체로 하는 두 법안 공포로 형사사법체계는 1949년 검찰청법 제정 이후 73년 만에, 1954년 형사소송법 제정 이후 68년 만에 바뀌게 됐다. 검찰이 직접 수사를 개시할 수 있는 범죄를 6개에서 2개(경제, 부패)로 줄이고 수사·기소 검사의 분리 등을 담은 개정안은 넉 달 뒤인 오는 9월부터 시행된다.

민주당이 의도했던 법은 완성됐더라도 ‘검수완박’은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6·1 지방선거에서의 여론 향배부터 새 정부 출범 이후 검찰 수사권의 단계적 폐지·이양 논의 문제, 헌법재판소의 평결 결과 등에 따라 파장이 이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지도부가 깃발을 든 지 45일, 당론 법안 제출 이후 18일 만에 국무회의 의결까지 완료되자 “국민을 위한 권력기관 정상화 성과”라고 환영한 만큼 검·경수사권 조정,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에 이은 ‘검찰개혁 5년 전쟁’의 완결편을 구심점 삼아 지방선거에서 지지층 결집을 노리게 됐다.

공포 후 "74년 된 형사사법체계가 무너지고 의회주의와 법치주의가 조종을 고했다"고 비난 논평을 냈던 국민의힘은 검수완박법에 대한 여론의 반감이 크다는 점에서 지방선거 캠페인에서 절차적 부당성부터 적극 알리는 여론전을 펼 것으로 보인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4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문 대통령과 민주당을 겨냥해 "법으로부터 도피했다 안심마시라. 이제 쇼잉은 끝났다. 심판의 시간이 오고 있다"고 경고장을 날렸다. 대선 승리이 이끈 정권심판론의 연장선에서 국민과 약자에게 피해가 돌아간다는 점을 부각해 검수완박법의 부당성을 알리겠다는 일종의 ‘선전포고’로 읽힌다.

민주당으로선 변칙 사보임, 위장 탈당, 회기 쪼개기 등 편법과 꼼수로 얼룩진 절차적 흠결 비판처럼 검찰개혁 마무리편이 부메랑이 돼 돌아올 수 있고, 국민의힘으로서도 국회의장 중재안 합의를 번복했다는 비판을 표심으로 감당해야 할 수도 있다.

오는 10일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이후엔 여야 교체로 힘겨루기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된다. 여소야대로 재편돼 여전히 민주당이 의석수를 지배하지만 검수완박법의 실질적 효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지난한 국민의힘과 논의와 새 행정부와 협의가 필요하다.

이수진 민주당 원내대변인이 법안 공포 직후 브리핑에서 "윤석열 새 정부는 법률을 준수하고 법 개정 취지에 맞는 후속 조치를 준비하길 바란다"며 "혹여 법 개정 취지에 반하는 행정조치로 국민과 국회 입법권을 모독하는 일이 없길 바란다"고 못박은 이유다.

'검수완박'법안 입법부,행정부 처리 [그래픽=연합뉴스] 
'검수완박'법안 입법부,행정부 처리 [그래픽=연합뉴스] 

민주당은 일단 법 실행의 동력을 확보하지 못해 실질적인 마침표를 찍는데 부담을 안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과속 추진으로 시간에 쫓긴 탓에 검찰의 부패·경제범죄 직접수사권을 1년 6개월 뒤 이관할 중대범죄수사청(가칭) 관련 내용을 법안에 반영하지 못했고, 부랴부랴 중수청 설립을 논의할 ‘사법개혁특별위원회 구성결의안’을 따로 단독 처리해 졸속입법이라는 비판을 자초했던 것이다.

국민의힘은 사개특위 결의안 역시 민주당의 ‘입법독주’로 규정하고 당분간 협조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민주당이 '개문발차'의 으름장을 던졌지만 향후 국민의힘 참여 없이 중수청설치법을 만들더라도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에 직면하게 된다.

더욱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공교롭게도 검수완박법 공포일에 내놓은 국제과제 중에는 공수처 정상화 등 검수완박과는 정반대인 ‘형사사법개혁을 통한 공정한 법 집행’을 포함시켰기에 중수청 설립은 험로를 거칠 것으로 보인다.

향후 검수완박법 후속조치 실행과 관련해 정국의 극한 대립과 혼란이 빚어질 경우 민주당으로선 ‘자업자득’의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극단적인 가정이지만 국민의힘이 검수완박법 입법 때처럼 편법으로 검수완박법 무력화를 시도할 경우다. 이종훈 시사평론가는 3일 YTN에 출연해 “민주당이 이번 (검수완박)법안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이미 편법을 너무 많이 동원해버렸다는 거죠. 그래서 행정부로 하여금 편법을 동원했을 때 별로 죄책감을 안 느껴도 될 정도로 만들어버렸다는 거예요”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헌법재판소의 판단이 검수완박의 운명을 좌우하게 된다.

국민의힘과 검찰이 헌재에 호소하는 국회의원·검사의 권한침해 여부에 대해 헌재 재판관들이 어떤 결론을 내리느냐에 따라 실질적인 형사사법체계의 변화 여부가 최종 판가름나게 되는 것이다.

국민의힘은 지난달 국가기관 상호간, 국가기관과 지방자치단체간, 지방자치단체 상호간의 권한 범위를 헌재가 판단하는 절차인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했다. 지난달부터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검수완박법안의 위헌적 요소를 검토해온 검찰도 권한쟁의심판을 내면 1990년 1호 사례 이후 32년 만에 법률 제·개정 문제를 두고 중앙정부기관과 부딪치는 권한쟁의심판 사건이 된다.

이번 사건의 핵심 쟁점은 두 갈래로, 입법 강행에 따라 소수당인 국민의힘 의원들의 법안 심의·표결권이 침해됐는지와 헌법이 검사를 수사 주체로 인정해 부여한 기능·역할을 국회가 과도하게 제한했는지 여부다.

국회 법사위 민주당 소속이던 민형배 의원이 '위장탈당'을 통해 국민의힘 안건조정위원들의 심의·표결권이 침해됐다는 등의 내용을 담은 국민의힘의 청구는 절차적 문제를 지적한 것이다.

4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에 검수완박 입법을 비판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사진=연합뉴스]
4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에 검수완박 입법을 비판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사진=연합뉴스]

절차적 위법성은 1500여명의 법학 교수로 구성된 한국법학교수회가 전날 성명을 통해 "국회법상 입법절차를 지키지 않은 것은 의회주의 및 법치주의 이념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국회의원의 심의·표결권을 침해하는 위법이 있다"고 지적한 것과 맥을 같이한다. 검수완박법 처리가 15일 이후 위원회 회부, 10일 이상의 입법예고, 안건심사 과정상 전문위원 검토보고·대체토론 후 소위 또는 조정위 회부 규정 등 5가지 국회법 규정을 어겼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검찰은 검사의 권한 침해 문제를 정면으로 제기하고 절차상 문제를 보론으로 다루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헌법과 법률이 부여한 검사의 권한이 검수완박법으로 인해 침해 당했는지 여부는 법 자체의 위법성을 따지는 것이어서 법률 위헌과 무효화로까지 이어질지 주목되는 대목이다. 그간 판례에서 헌재는 절차적 하자를 인정하면서도 법률의 위헌, 법률안 가결 무효 판단을 내리지 않았다.

이제 공이 헌재로 넘어가게 된 가운데 지방선거와 새 정부 출범 이후 검수완박의 파장이 얼마나 길어질지 국면별로 관심이 고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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