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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오수 '검수완박' 대안론부터 국회 열변까지...'국민 위한 개혁' 시각차 좁힐까

  • Editor. 강성도 기자
  • 입력 2022.04.19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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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강성도 기자] 대통령 면담을 기점으로 더불어민주당이 주도하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입법화에 대한 검찰의 대응 방식에 변화가 일고 있다. 김오수 검찰총장이 18일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 면담에서 자신의 사표를 반려하면서 ‘질서있는 의견 표명’을 당부한대로 국회 설득 행보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바로 실행에 옮기면서다.

김 총장은 '검수완박' 대신 검찰 수사의 공정성·중립성 확보를 위한 특별법 제정을 예시 대안으로 언급하면서 논의의 폭을 넓히겠다고 했다. 하지만 민주당은 문 대통령이 강조한 ‘국민을 위한 개혁’ 메시지를 속도조절론으로 해석하지 않고 ‘검수완박’ 입법화에 가속 페달을 밟는 모양새여서 검찰과의 시각차는 여전히 크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김오수 총장은 19일 대검찰청에 출근하며 취재진에게 "(검찰은) '검수완박' 법안이 논의되는 것에 대해 정말 반성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면서 "대통령님 말씀처럼 검찰 의견을 질서 있게 표명하고 국회의 권한을 존중하면서 검찰 구성원을 대표해 제가 국회에 직접 의견을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출근하면서 국회 법제사법위원장님께 '대통령께서 국회에 나가서 적극적으로 의견을 제출하라는 말씀이 있었다'고 했고, 기회를 달라고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김오수 검찰총장이 19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 제1소위원회 회의에 출석해 '검수완박' 법안 입법과 관련해 의견을 밝히고 있다. [사진=국회사진기자단/연합뉴스]
김오수 검찰총장이 19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 제1소위원회 회의에 출석해 '검수완박' 법안 입법과 관련해 의견을 밝히고 있다. [사진=국회사진기자단/연합뉴스]

김 총장은 국회 설득을 위한 대안론의 예시를 들었다. 그는 "예를 들어 검찰 수사의 공정성·중립성 확보를 위한 특별법을 국회에서 제정하는 방법도 있을 것"이라며 "수사권자인 검찰총장, 고검장, 지검장 등을 국회에 출석시켜서 비공개를 전제로 현안 질의도 하고 답변도 듣고 자료 제출도 받는 방법이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2019년 검찰개혁 논의 쟁점이 수사지휘와 수사권의 균형점 찾기였는데, 당시 수사지휘를 없애는 대신 검찰의 수사권을 남겼다고 점을 상기하며 "이제 다시 한번 논의해서 검찰개혁이 필요하다면 수사지휘는 부활하고 수사권을 없애는 것도 한번 논의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당시 이미 논의한 게 있기에 그 연장선상에서 사법개혁특별위원회 같은 기구나 위원회를 다시 두고 심도 있는 논의를 진행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비친 것이다.

다만, 수사지휘권 부활을 전제로 했지만 수사권 폐지에 여지를 남긴다는 점에서 이 언급이 ‘검수완박’ 총력 저지라는 검찰의 입장과 배치된 것이란 해석이 나오자 대검은 관련 발언에 대해 ”어제 대통령께 보고한 '대안'에 포함돼 있지 않으며, 대검은 그에 관해 검토한 바 없다"고 해명하기도 했다.

이런 ‘김빼기’ 논란도 있었지만 김 총장으로서는 자신이 '검수완박' 갈등국면 초기에 희망했던 국회 출석을 통한 의견 개진의 방법이 살아났다는 점에서 비장한 각오를 다지고 여의도에서 열변을 토했다.

김 총장은 이날 오후 ‘검수완박’ 법안 심사가 이뤄질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소위원회에 출석해 검찰청법·형사소송법 개정안의 부당성을 일일이 짚으며 반대 의견을 피력했다. 검경 수사권 조정이 1년밖에 되지 않은 현행 제도 안착의 중요성과 위헌 소지, 송치사건 보완 수사, 중요범죄 직접 수사 폐지 등 크게 4가지 문제를 제기하며 12여분간 ‘검수완박’ 반대론을 폈다.

김 총장은 "(수사권 조정 이후) 복잡해진 수사 절차로 검경 간 사건 이송이 반복돼 처리가 지연되고 국민들은 심각한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며 “이번 개정안은 국민의 생명, 신체의 안전과 직결된 매우 중요한 법안이므로 국민적 공감대 형성을 위한 공청회 개최나 관계기관의 충분한 의견수렴 절차 등이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중요범죄 수사 공백에 대한 대안이 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 검찰이 수사하지 못하게 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강조하면서 충분한 논의와 심사가 필요하다고 국회에 요청했다.

검찰의 자성론도 강조했다. 그는 "성찰하고 반성하겠다. 검찰 수사의 공정성과 중립성에 대해서는 국민들로부터 철저히 점검받고 개선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면서 "국민의 생명과 안전, 신체의 자유와 재산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법안을 지금과 같이 2주 안에 처리한다는 것은 절대로 적절하지 않다"고 거듭 강조했고, "앞으로 진행될 입법과정에서 의원님들께서 한번 더 심사해 주시길 당부드린다"는 호소도 잊지 않았다.

검찰총장이 중심을 잡고 국회에 직접 의견을 개진해달라는 문 대통령의 당부에 따라 그간 차관급이 참석해온 법사위 소위에 직접 출석한 김 총장은 차후 전체회의에서도 기회를 달라고 요청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청와대 여민관 집무실에서 김오수 검찰총장을 면담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제공/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청와대 여민관 집무실에서 김오수 검찰총장을 면담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제공/연합뉴스]

앞서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의 서면브리핑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전날 청와대 면담에서 김 총장에게 "검찰 내의 의견들이 질서있게 표명되고, 국회의 권한을 존중하면서 검찰총장이 검사들을 대표해서 직접 의견을 제출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소용없다고 생각하지 말고 이럴 때일수록 총장이 중심을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개혁은 검경의 입장을 떠나 국민을 위한 것이 돼야 한다"면서 "국회의 입법도 그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날 사표가 반려돼 대검으로 돌아온 김 총장을 만나 ‘검수완박’의 문제점과 대안을 전한 대통령 면담 내용을 전해들은 전국 고검장들도 ‘총사퇴’까지 거론됐던 마라톤회의를 마무리하면서 "총장에게 향후 국회에 출석해 검찰 의견을 적극 개진해 줄 것을 요청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집단 사퇴가 아니라 검찰에 남아 수장을 중심으로 한 국회 설득전에 힘을 실은 것이다.

반면 민주당은 문 대통령의 강조 중에서 ‘국민을 위한 개혁’을 더욱 부각시켜 검찰 수사권 폐지 입법화에 속도를 붙였다.

원내대표실 뒷걸개를 교체한 것부터가 4월 본회의 통과 의지를 담은 것으로 비친다. 전날까지만해도 ‘민생과 개혁, 흔들림없이 단단하게’란 캐치프레이즈가 내걸렸지만 이날 ‘권력기관 개혁, 흔들림 없이 국민과 함께'라는 문구로 바뀌었다. 지난 12일 입법화를 만장일치 당론으로 채택했던 의총장에 걸렸던 그 다짐 문구를 그대로 가져와 법안 처리 의지를 다지려는 취지로 풀이된다.

민주당 지도부는 전날 법사위 제1소위에 검찰청법·형사소송법 개정안을 상정, 이날 본격 심사에 들어가는 것을 강조하면서 입법 강행 의지를 재확인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어제 검찰 수사권 분리 입법 절차에 돌입했다"며 "이제 검찰 기능의 정상화는 돌이킬 수 없는 길로 접어들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전날 면담에서 '국민을 위한 개혁' 원칙을 환기시킨 것이 민주당을 향해 속도조절을 당부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오지만 민주당 리더들은 임기 내 법안 처리 목표에 흔들림이 없다는 입장이다.

윤호중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전날) 대통령께서 말씀하신 것도 검찰과 경찰 사이에 권한을 조정하는 문제가 아니라 어떻게 해야 궁극적으로 국민의 권익을 지키고 국민의 인권을 지키느냐. 이 기준으로 검찰개혁을 해달라는 주문을 하신 것"이라며 “(입법) 시기 조정의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법사위 법안심사 제1소위원장으로 전날 첫 회의를 소집했던 박주민 의원도 이날 YTN 라디오에서 "모든 권력기관의 개혁은 국민의 이익을 위해서 진행이 돼야 한다는 것 아니겠느냐"며 "당연히 우리도 그런 관점에서 이 개혁 작업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당내에서는 속도조절론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비대위 내에서는 “검찰개혁이 모든 현안을 빨아들이고 있다. 속도를 중요시하다가 방향을 잃는 것 아닌가 하는 걱정이 있다“(박지현 공동비대위원장), ”하려면 국민을 위해 제대로 합시다. 현재 발의된 법안은 보다 완결성 높은 검찰개혁 법안으로 반드시 다듬어져야 한다"(채이배 비대위원)의 지적이 나왔다.

그간 당내 주류를 향해 거침없는 쓴소리를 내온 의원들도 숙의론을 강조했다.

조응천 의원은 전날 민주당 소속 의원 전원에게 보낸 A4용지 13장 분량의 편지에서 “개정안 내용 일부는 위헌의 소지가 있고, 법체계상 상호모순되거나 실무상 문제점이 발생될 것이 확실한 점들이 있다"며 ”기존 형사사법체계의 근본적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개정은 충분한 논의와 검토를 거쳐 국민적 지지와 후원 속에 추진될 수 있도록 총의를 모아 달라"고 호소했다. 김해영 전 최고위원도 페이스북을 통해 “수사와 기소의 분리 문제는 성급하게 추진할 것이 아니라 충분한 논의가 우선되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고, 조 의원은 이 글에 ‘좋아요’로 호응했다.

19일 ‘권력기관 개혁, 흔들림 없이 국민과 함께'라는 문구로 뒷걸개가 교체된 가운데 민주당 원내대책회의가 열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9일 ‘권력기관 개혁, 흔들림 없이 국민과 함께'라는 문구로 뒷걸개가 교체된 가운데 민주당 원내대책회의가 열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사법부도 ‘검수완박’ 입법과 관련해 충분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 사실상 반대한 것도 주목을 끈다.

전날 법사위 제1소위에 출석한 김형두 법원행정처 차장은 "안건을 저희가 급히 검토했지만 검찰 권한을 거의 경찰로 주고 있다. 이런 입법은 저는 못 본 것 같다"고 비판해 신경전이 벌어지도 했다. 김용민 민주당 의원이 법원행정처의 공식 입장인지 묻자 김 차장은 "공식 의견이기도 하고 제 개인적 생각이기도 하다"고 답했다.

김 차장은 "저희가 서면으로 낸 의견이 있다"며 "해당 법률안에 대해 정당성, 전문가의 다양한 의견, 국민 기본권 보호와 사회안전 보장이라는 기본 가치에 미치는 영향, 검찰의 민주적 통제 필요성, 수사 전체에 미칠 영향, 해외 유사 법률 비교 등 제반 사정을 국회에서 면밀히 살펴 개정 내용을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법제도연구 등을 담당하는 법원행정처는 전날 국회 법사위에 회신한 '형사소송법·검찰청법 일부개정법률안 검토 의견'에서 이같은 문제점들을 지적하면서 "형식적인 수사권·기소권 분리를 넘어 적절한 견제와 균형의 원리가 작동될지 충분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변호사단체, 시민단체 등에 이어 사법부에서도 ‘검수완박’에 대한 정밀 검토와 논의 필요성을 제기한 가운데 김오수 총장은 기회를 얻어 여의도의 설득전을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전국 18개 지검과 42개 지청 검사들도 이날 일과 후 자발적으로 팔을 걷고 ‘검수완박’ 입법화의 대응 방안 논의에 들어간다. 참여정부 때인 2003년 이후 19년 만에 열리는 전국 평검사 회의에서 검찰 수뇌부가 참전에 나선 국회 설득전에 얼마나 힘을 싣고 또 ‘국민을 위한 개혁’ 실행 관점에서 어떤 목소리로 결집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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