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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집중] 뒤늦게 극적인 '윤일화'...태풍의 눈? 찻잔 속 태풍?

  • Editor. 강성도 기자
  • 입력 2022.03.03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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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강성도 기자] 역대로 가장 늦은 야권 단일화가 ‘정권교체론’을 가속화할 태풍의 눈이 될 것인가, 아니면 여당의 ‘정치교체론’에 밀려 찻잔 속 태풍에 그칠 것인가.

사전 투표를 하루 앞둔 3일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정권교체’의 대의를 앞세워 전격적인 단일화를 선언하면서 제20대 대통령선거전 막판 판도가 요동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새로운물결 김동연 후보와 단일화를 통해 ‘정치개혁’ 이슈로 막판 표심잡기에 자신감을 보인 지 채 하루도 안 돼 야권 단일화가 성사되면서 다시 초박빙 판세로 기울기가 바로 잡히는 형국이다.

다만, 여론조사 결과 공표가 금지되는 ‘깜깜이 터널’에 막 진입한 뒤 이뤄진 야권 단일화 선언이어서 대선일(9일)까지 그 득실을 예단하기는 힘든 상황이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가 3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단일화 기자회견을 마치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국회사진기자단/연합뉴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가 3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단일화 기자회견을 마치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국회사진기자단/연합뉴스]

국민의힘은 정권교체 지지층의 결집과 안 후보를 지지하던 중도·부동층의 표를 흡수해 대선승리의 유리한 발판을 마련하게 된 만큼 단일화가 외연확장의 원심력으로 작용해 정권심판론을 완성하길 기대하는 분위기다.

반면 민주당은 통합정부론을 내세워 안철수 후보에게 막판까지 ‘연대 러브콜’을 보냈던 터에 ‘독자 완주‘가 아닌 ’대선 철수‘라는 답이 돌아오자 당혹감을 내비치면서도 이 악재가 지지층을 결집하는 구심력으로 작용할 수 있는 만큼 흔들림 없이 총력전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 뒤늦게 ’정권교체론‘으로 묶어낸 야권 단일화, 공동정부 약속도

윤석열, 안철수 후보는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더 좋은 대한민국을 만드는 시작으로서의 정권교체, 즉 '더 좋은 정권교체'를 위해 뜻을 모으기로 했다"며 ”오늘 단일화 선언으로 완벽한 정권교체가 실현될 것임을 추호도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반드시 정권교체를 이뤄, 오직 국민의 뜻에 따라, 대한민국의 변화와 혁신을 위한 대전환의 시대를 준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야권 단일화는 안 후보가 '여론조사 단일화'를 제안한 이후 18일 만이자, 윤 후보가 단일화 결렬 사실을 밝히며 협상 일지를 공개한 지 4일 만에 극적으로 성사됐다. 전날 밤 마지막 TV 토론 직후 양 후보 간 담판 회동이 이뤄졌고, 이날 오전 공동선언문을 통해 안 후보의 사퇴를 통한 야권의 결집으로 대선 승리를 다짐하기에 이르렀다.

이들은 단일화를 통해 공동정부를 구성하고 대선 뒤 합당한다는 데도 합의했다.

공동선언문에서 제시된 공동정부는 “대통령이 혼자서 국정을 운영하는 정부가 아닌 미래지향적이며 개혁적인 국민통합정부"로 규정됐다. 그 키워드로 미래·개혁·실용·방역·통합을 제시하며 이념 과잉과 진영논리를 극복하고, 시장 친화적인 정부의 구성을 통해 분열이 아닌 통합을 지향하겠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대선 뒤 바로 합당도 추진키로 했는데, 안 후보는 "국민의힘을 더 실용적인, 중도적 정당으로 만드는 데 공헌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동안 단일화 협상이 난항을 겪었던 것과 관련해 윤 후보는 "안 후보가 그동안 제3지대에서의 소신 있는 정치활동을 지지해준 많은 분의 헌신과 감사에 대해 마음의 부담이 크지 않았나 생각된다"며 "합당을 통해 국민의힘의 가치와 철학이 더 확장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역대 대선 후보 단일화 사례 [그래픽=연합뉴스]

◇ 역대 대선 단일화의 성패

이번 야권 단일화는 사상 처음으로 여론조사 공표금지기간에 성사돼 그 효과를 가늠하기가 어려운 만큼 역대 대선시계를 되돌려보는 것으로 간접적인 비교가 가능하다.

1987년 직선제 개헌 이후 모두 7번의 대선에서 1992년 14대 대선만 빼곤 매번 단일화 이슈가 대선 캠페인의 최대변수로 작용했다.

그중에서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꼽히는 것은 1997년 ’DJP(김대중-김종필)연합‘으로 새정치국민회의 김대중 후보가 집권하면서 자유민주연합 김종필 총재가 초대 국무총리를 맡았다.

5년 뒤엔 민주당 노무현 후보가 국민통합21 정몽준 후보와 극적인 단일화를 이룬 뒤 대선일 전날 돌연 ’지지 철회‘를 통보받으면서 최대 위기를 맞았지만 이 악재가 진영 결집을 부르면서 대권을 거머쥘 수 있었다.

2012년 단일화 과정에서 갈등을 겪던 무소속 안철수 후보가 중도 사퇴하는 모양새로 ’절반의 단일화‘가 이뤄졌지만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는 차기 대권을 기약해야 했다. 지난 19대 대선에서는 다당제 구도하에서 이해득실이 갈려 보수진영의 단일화 논의는 군불만 때다가 결말을 내지 못했다.

◇ 여야의 엇갈린 막판 셈법

국민의힘으로선 단일화 진통이 유달리 길었던 만큼 ’가장 늦었을 때가 가장 빠르다‘는 시각에서 지지층 확장 효과를 노리게 됐다.

이재명 후보가 문재인 정부의 초대 경제부총리를 지낸 김동연 후보를 끌어안은 전날까지만 해도 ’투표로 단일화‘를 호소했던 국민의힘은 우선 사표를 방지해 온전히 정권심판 표심을 다잡을 수 있다는 데 반색하는 분위기다. 이미 투표용지 인쇄가 시작된 대선 당일 본투표 용지에는 단일화 결과가 반영되지 않지만 투표소 현장서 즉석으로 출력되는 사전투표(4∼5일) 용지에는 안 후보의 사퇴 사실이 표기되기 때문이다.

지리한 단일화 논의 과정에서 과연 대선 보탬이 되겠느냐는 단일화 회의론이 국민의힘 내 일각에서 나왔던 만큼 그 피로감을 표심 다지기로 전환하는 노력이 필요한 상황이다.

또한 단일화 파트너의 이른바 ’철수정치‘의 포용이라는 따가운 시선도 국민의힘이 떠안고 공동정부론의 실효성 있는 명분으로 바꿔 외연을 확장하는 데 총력을 기울여야 단일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안철수 후보가 2011년 ’아름다운 단일화‘로 불렸던 서울시장 선거 때부터 2017년 대선, 지난해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이어 네 번째 후보직 중도 사퇴를 결정해 ’철수 또 철수‘라는 굴레를 벗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오기 때문이다. 남은 선거 기간 동안 두 후보의 공동유세를 강화해 진정성을 알리는 것이 중요해지는 이유다.

국민의힘은 선대위 출범에서 한바탕 홍역을 치른 만큼 공동정부론을 앞질러 섣부른 인수위 인선문제, 합당 물밑 신경전 등 불필요한 잡음이 나오지 않도록 해야 하는 과제도 떠안게 됐다.

제20대 대선 사전투표를 하루 앞둔 3일 오전 사전투표소가 마련된 서울역 대합실 인근에 설치된 TV 화면에 윤석열-안철수 후보 단일화 기자회견이 중계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20대 대선 사전투표를 하루 앞둔 3일 오전 사전투표소가 마련된 서울역 대합실 인근에 설치된 TV 화면에 윤석열-안철수 후보 단일화 기자회견이 중계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후보는 이날 윤·안 후보의 단일화와 관련해 "민생 경제, 평화, 통합의 길을 꿋꿋하게 걸어가겠다. 역사와 국민을 믿는다"는 반응을 보였다.

민주당은 끝까지 통합정부론으로 끌어안으려 했던 안 후보가 독자 완주를 포기한 것에 당혹해 하는 분위기이지만 역대로 가장 늦은 단일화라는 점에서 그 효과는 크지 않을 것으로 바라본다. 단일화 변수가 이미 최근 여론조사 표심에 선반영됐다는 시각에서 대선 슬로건 '유능한 경제대통령 이재명'의 전략도 수정하지 않고 지지층 결집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야권 단일화를 사전투표를 하루 앞두고 전격 합의한 만큼 ”자리 나눠먹기형 야합“이라고 비판한 민주당은 정치공학적 성격이 큰 ’지각‘ 단일화에 대한 ’표심의 응징‘ 효과도 기대하는 분위기다. 20년 전 대선 투표일에 기존 지지층은 물론 중도층까지 결집해 일궈냈던 대선승리의 기억도 되살려내는 이유다.

김민석 민주당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정치공학의 시대는 20년 전에 이미 끝났다”며 “노무현 승리의 기적을 티비로 지켜보며 펑펑 울었다. 그날 이후 제가 정치공학을 근본적으로 믿지 않는 이유”라고 밝혔다. 이어 “정치공학이 좌절된 절망의 시간에 미친 듯이 뛰었던 시민의 힘을 믿는 이유”라며 “공학이 아니라 국민이 결정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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