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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돌이] 당신의 엉덩이는 안녕하신가요?(上)

  • Editor. 정태겸 객원기자
  • 입력 2022.02.28 10: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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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돌이’는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의 줄임말입니다. 요즘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어떻게 흘러가고 있는지 물밑에서 그 흐름을 면밀히 관찰하고 그 의미와 맥락을 짚고자 합니다. 그것은 이 시대의 풍속도요, 미래 변화상의 단초일 수 있고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의 동향 분석이기도 합니다. 부지불식간에 변하는 세상, 그 흐름을 놓치지 마세요. <편집자 주>

“올해부터는 다이어트 해야지!”

“더 늦기 전에 금연 금주하고 운동해야지.”

새해가 밝으면 자신의 건강관리를 위해 나름 결기에 찬 결심을 하기 마련이다. 실제로 어느 트레이너의 말에 의하면 헬스장의 기부천사들이 주로 등록하는 시기는 새해를 비롯해 봄~여름 사이인 3~5월, 그리고 수능 끝난 시점 등 세 차례라고 말한다.

어쨌든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 또한 아마 새해를 맞아 운동을 할 계획을 세웠거나 이미 하고 있거나, 아니면 헬스장 정기권을 끊어놓고 “내일부터는 꼭 가야지”라거나 “마음은 굴뚝같은데 시간이 없어서”라며 계속 변명거리를 찾고 있는 이들 가운데 한명일 가능성이 높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 글을 끝까지 읽어 보시길 주문한다. 아마 당신의 무거운 엉덩이를 일으켜 헬스장으로 가는데 중요한 동력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사진 = 픽사베이]
[사진 = 픽사베이]

■ 현대인들의 엉덩이 기억 상실증, 당신의 건강은 안녕하신가요?

자, 먼저 ‘엉덩이기억상실증(Gluteal Amnesia/Dead Butt Syndrome)’을 아시는가?

엉덩이가 푹 꺼진 것을 우스갯소리로 이야기하는 ‘엉덩이 실종’과는 조금 다른 얘기다. 이것은 의학적인 용어다. 체코의 한 재활의학 박사는 대다수 허리 통증 환자에게서 공통적으로 엉덩이 근육 감소 현상을 발견한다. 장시간 의자에 앉아서 일하는 현대인의 경우 엉덩이 근육(대둔근)과 허벅지 뒷근육(햄스트링)을 사용할 일이 별로 없다보니 점점 약해진다. 결국 고관절 장애나 허리통증을 비롯한 허리디스크 발병 확률이 높아지는 것을 의미한다.

위에서 무거운 엉덩이는 헬스장을 가는데 도움이 되지 않는 것처럼 적어놨지만, 사실 엉덩이는 무거울수록(근육이 많고 단단할수록) 좋다는 소리다. 엉덩이 근육은 외적인 매력뿐만 아니라 건강관리 및 유지 측면에서도 우리 몸에 상당히 중요하다. 우리 몸 근육의 60~70% 가량이 하체에 분포돼 있고, 엉덩이에 있는 대둔근은 몸에서 가장 큰 근육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엉덩이와 허벅지 근육을 합치면 우리 신체 근육의 30%에 육박한다.

강재헌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지난해 11월 방송된 KBS ‘무엇이든 물어보세요’에 출연해 “엉덩이 근육을 강화하면 당뇨병 발병률이 90% 낮아지고 심장병, 암 발병률이 20% 낮아진다”고 강조했다.

실제 근육이 우리 몸에서 다양한 역할을 한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체중의 약 40%를 차지하는 근육은 뼈를 보호하고, 체형을 유지하는 것은 물론 운동 기능을 수행하는 역할을 한다. 이 외에도 체중 관리에도 관여한다. 근육은 기초 대사량 약 40%를 소모하므로 근육이 많으면 많이 먹어도 살이 찌지 않는 체질이 되며, 반대의 경우엔 조금만 먹어도 살이 찌게 된다. 또 혈관을 보호하고 체온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일반적으로 지방이 많으면 추위를 덜 타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근육은 없고 지방만 많은 사람은 오히려 보통 사람보다 훨씬 더 추위를 많이 탄다. 지방이 아니라 근육이 많은 사람이 추위를 더 적게 탄다.

[이미지 = 연합뉴스]
[이미지 = 연합뉴스]

이처럼 근육은 몸에서 기능적으로 상당히 소중한 존재다. 이런 존재를 잃는 것을 ‘근손실’이라고 한다. 헬린이(헬스+어린이)를 벗어나 운동의 묘미를 만끽한 이라면 근손실이라는 단어가 가져오는 두려움이 직장인에게 ‘월요일’과도 같은 수준으로 다가온다는 것을 잘 안다.

특히 헬스에 미친 사람을 가리키는 ‘헬창’들에게 근손실은 조금 과장하면 사형선고와도 같다. 이들이 근손실을 극도로 꺼리는 이유는, 신체에 일정량 이상의 근육이 붙을 경우 그 이상으로 늘리기는 상당히 어렵기 때문이다. 이들이 매일 단백질 섭취량을 계산해 먹는 것도 근손실을 방지하기 위함이다. 유튜브 채널 피지컬갤러리의 ‘헬창의 삶’이란 영상을 보노라면, 김계란이 한 블록 앞에 있는 커피숍을 가기 위해 택시를 잡는 장면이 나온다. 이는 유산소 운동을 할 경우 근손실이 불러올 수 있기에 그것을 방지하고픈 열망 때문이다.

‘헬창’ 만큼 근손실을 두려워 할 필요는 없지만, 일반인들에게도 근육량 감소는 여러 가지 질환을 불러일으킨다. 지난해 1월 ‘근감소증’이 우리나라에서도 공식적인 질병으로 등록됐다. 문제는 근감소증 치료제가 아직 없다는 점이다. 다양한 치료제가 개발되고 있지만, 임상현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 약은 없다. 근감소증을 불치병이라고 하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유튜브 화면 캡처]
[유튜브 화면 캡처]

먼저 근육이 줄어들면 운동신경이 둔화되고, 뼈를 단단히 받쳐주지 못해 골절 위험이 커진다. 또 관절 유연성도 감소하여 관절염 위험률이 높아진다. 또 근육의 에너지원인 포도당이 몸에 계속 쌓여 당뇨병이 생길 수 있기도 하다. 또 신진대사로 소비되는 칼로리 양이 줄어들어 혈액이 지방에 쌓이고, 심혈관질환 위험률이 커지게 된다.

특히 나이 들어 근감소증에 걸리면 큰 일이 아닐 수 없다. 점점 늙어 근육이 점점 빠지는데다 근력마저 떨어지면 그 때는 운동하기 쉽지 않는 악순환의 고리에 빠져든다. 근육이 그나마 있고 근력도 어느 정도 갖춘, 한 살이라도 더 젊은 시절에 운동습관을 길러야 하는 이유다.

강재헌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근육에서 당을 흡수해서 잘 이용하게 되면 혈당조절이 잘 된다. 근육량이 적으면 이게 잘 안되니 혈당조절이 안 돼 당뇨병으로 이어질 위험이 커질 수 있다”고 설명한다.

그렇다면 이처럼 소중한 존재인 근육을 지키는 방법은 뭐가 있을까? 현재까지 근감소증 개선에 가장 효과가 있다고 판단되는 것은 ‘운동’과 ‘영양’ 두 가지다.

흔히 근력 운동이라고 불리는 저항성 운동을 하면 근육 양도 늘릴 수 있고, 근력도 향상시킬 수 있다. 영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단백질 섭취다. 국민영양조사를 통해 권고되는 일일 단백질 섭취량은 체중 1kg당 0.8~1.2g 정도다. 건강한 일반 노년층의 권장량이 이 정도다. 예를 들어 60kg의 성인이라면, 하루에 60g의 단백질을 섭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미지 = 픽사베이]
[이미지 = 픽사베이]

■ 운동예능 전성시대, 근수저 김민경을 아시나요?

근감소증이 미디어에서 크게 부각된 때문일까? 요즘 스포츠예능이 전성기를 맞고 있다.

‘먹방’ 예능에서 유명세를 탄, 운동과는 담을 쌓고 지냈을 것 같은 한 개그우먼이 벌칙으로 운동을 시작한다. 그런데 막상 운동을 시작하니 너무 잘해 ‘근수저(근육 금수저, 타고난 근력을 뜻하는 말)’라는 별명을 얻는다. 바로 김민경이다.

김민경은 ‘맛있는 녀석들’ 5주년 기념 기자회견에서 양치승 트레이너와 함께 ‘시켜서 한다! 오늘부터 운동뚱’(운동뚱)의 첫 주자로 걸렸다. 이후 양치승 관장을 멘토 삼아 10주간의 여정을 시작했다. 이 프로젝트 목표는 다이어트가 아니다. 근육을 키우는 벌크업으로, 어차피 먹는 프로그램을 하니 건강한 신체로 건강한 먹방을 찍자는 취지에서 시작됐다.

[유튜브 화면 캡처]
[유튜브 화면 캡처]

김민경은 살면서 운동을 제대로 시작한 것이 처음이었는데, 훈련 내내 양 관장조차도 놀랄 만한 재능과 성장세를 보여주며 태릉이 ‘빼앗긴 개그우먼’이라는 찬사까지 듣는다.

유튜버 김계란과 말왕, 심으뜸 그리고 격투기선수 김동현과 함께 운동하는 장면이 방영됐고, 이들은 김민경의 운동 과정을 보며 하나 같이 진짜로 초보자가 맞느냐고 놀라움을 감추지 못한다. 김동현은 아예 선수로 욕심난다는 댓글을 남기기까지 했다.

시청자들로부터 “안 먹는 게 아니라, 더 건강하게 먹는다는 기획이 좋다”는 열띤 호응과 함께 시키면 뭐든 열심히 하는 김민경 모습에 힘입어 10화로 예정됐던 일정이 계속 늘어났다. 헬스에서 시작해 필라테스, 골프, 야구, 축구, 킥복싱, 사격까지 도전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스포츠예능이 어느새 대세가 된 건 ‘운동뚱’ 뿐만이 아니다. 최근에는 여자 축구 프로그램 ‘골 때리는 그녀들’의 절대자로 꼽히는 박선영이 52세 나이에도 불구하고 종횡무진 누비는 것을 보고 많은 팬들이 열광했다. 국악소녀 송소희도 맹위를 떨치며 인기 고공 비행중이다.

그 밖에도 스포츠예능은 한국 스포츠 전설들이 펼치는 축구&농구 도전기 ‘뭉쳐야 찬다’1과2, ‘뭉쳐야 쏜다’, 연예인 탁구단의 이야기를 다룬 '올 탁구나!' 등 한 손으로 꼽기도 버거울 정도다. 실로 ‘도전’과 ‘열정’이라는 기치를 내걸고 ‘운동예능 전성시대’를 구가하고 있다.

스포츠예능은 시청자들에게 땀 흘리는 운동에 대한 진수를 보여주며 자연스레 운동 욕구와 의지를 곧추 세워준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측면도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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