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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 징검다리'로 버텨준 평창의 영웅들, '치유의 질주'로 웃음 되찾은 언성 히어로

  • Editor. 최민기 기자
  • 입력 2022.02.21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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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최민기 기자] 멀티메달리스트 최민정(금1·은2), 황대헌(금1·은1)와 싱글메달리스트 차민규(은), 정재원(은), 김민석(동), 이승훈(동).

모두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인 종목에서 포디엄에 올랐던 태극 올림피언들이다. 공교롭게도 4년 전 평창의 영웅들이 베이징 무대에서 다양한 색깔의 메달로 영광을 재현해낸 것이다.

20일 대단원의 막을 내린 베이징 올림피아드에서 한국 선수단은 ‘1~2개의 금메달로 종합 15위 내 진입’이라고 잡은 어림 목표를 달성했다. 금메달 2, 은 5, 동 2개로 종합 14위에 오른 한국은 쇼트트랙 스피드스케이팅의 여자 계주 금메달, 남자 계주 은메달을 빼면 이들 6명이 개인전 메달 7개를 수확해냈다.

한국이 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 2개 이하에 그친 사례는 처음 금맥을 캤던 1992년 알베르빌 대회(금2·은1·동1)과 최저 14위로 떨어진 2002년 솔트레이크 대회(금2·은2)에 이어 세 번째다.

베이징 올림픽 대한민국 메달리스트들. 윗줄 왼쪽부터 황대헌(쇼트트랙 1000m 금)과 최민정(쇼트트랙 1500m 금, 1000m 은), 가운뎃줄 왼쪽부터 차민규(스피드스케이팅 500m 은), 차민규(스피드스케이팅 500m 은), 정재원-이승훈(스피드스케이팅 매스스타트 은-동), 김민석(스피드스케이팅 1500m 동), 아랫줄 왼쪽부터 쇼트트랙 남자 계주팀(은메달, 곽윤기, 김동욱, 박장혁, 황대헌, 이준서), 쇼트트랙 여자 계주팀(은메달, 김아랑, 최민정, 이유빈, 서휘민). [사진=연합뉴스]
베이징 올림픽 대한민국 메달리스트들. 윗줄 왼쪽부터 황대헌(쇼트트랙 1000m 금)과 최민정(쇼트트랙 1500m 금, 1000m 은), 가운뎃줄 왼쪽부터 차민규(스피드스케이팅 500m 은), 차민규(스피드스케이팅 500m 은), 정재원-이승훈(스피드스케이팅 매스스타트 은-동), 김민석(스피드스케이팅 1500m 동), 아랫줄 왼쪽부터 쇼트트랙 남자 계주팀(은메달, 곽윤기, 김동욱, 박장혁, 황대헌, 이준서), 쇼트트랙 여자 계주팀(은메달, 김아랑, 최민정, 이유빈, 서휘민). [사진=연합뉴스]

이렇게 30년 만에 메달종합 순위에서 역대 최저 순위 타이를 기록했지만 평창에서 입상했던 이들 개인전 메달리스트의 선전이 아니었다면 더 낮은 순위로 떨어질 수도 있었을 것이다. 금 5, 은 8, 동 4개로 역대 최다 메달(17개)을 수확했던 평창 대회(종합 7위)에 비해 메달 수는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고, 메달순위는 곱절로 하락했다.

4년 전 개최국으로서 역대 최다 122명이 출전한 데 비해 이번에는 절반 수준인 65명이 도전에 나선 점이나, 통상 올림픽 개최 뒤 다음 대회에서 성적이 낮아지는 전례 등에 비춰볼 때 어느 정도 연착륙했다는 점은 절반의 성과로 볼 수 있다. 다만, 메달 수확이 빙상종목의 쇼트트랙과 롱트랙만 집중된 점은 썰매, 설상, 컬링 종목까지 모두 5개 부문에서 고르게 메달 지형도를 그린 평창 때와는 대비되는 대목이다.

당국의 전폭적인 지원이 투입된 올림픽 개최 이후 훈련시설, 경기장 활용과 투자가 줄어든 면이 있지만 체육계에서는 ‘포스트 평창’ 인재를 발굴하지 못한 한계는 동계종목의 국제 경쟁력과 저변확대를 위한 과제로 지적된다.

그래도 4년 뒤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올림픽의 도약을 위해 6인의 개인전 메달리스트들이 희망을 이어주는 ‘징검다리’ 역할을 해냈다는 점은 분명한 성과다. 이들이 코로나19 팬데믹의 어려운 대내외적 환경을 이겨내고 동계종목의 버팀목으로 굳건히 버텨주면서 어린 선수들에게 희망을 불어넣어주었기에 2024년 개최하는 강원 동계유스올림픽에서 새 유망주 발굴의 가능성을 넓혀준 것에서도 의미를 찾을 수 있다.

그중에서도 4년 전 논란과 불운에 휩싸여 더 큰 영광을 맞이하지 못했던 평창의 영웅들이 시련을 이겨낸 것은 메달 색깔과 관계없이 값진 결실이었다.

평창 대회 2관왕인 여자 쇼트트랙의 에이스 최민정은 1000m에서 간발의 차로 은메달을 차지한 뒤 울름보를 떠뜨려 4년 전 같은 종목에서 팀 선배 심석희와 충돌해 넘어진 이후 '고의 충돌' 논란을 둘러싼 트라우마와 부상에 대한 마음고생이 얼마나 컸는지를 짐작케 했다. 이후 1500m에서 2연패를 달성한 뒤 미소를 되찾았고, 계주에서는 합작 은메달로 ‘치유의 질주’를 끝내 완성해내고서는 환하게 웃었다.

17세에 출전한 평창 대회에서 팀추월 은메달을 합작했던 대선배 이승훈과 나선 매스스타트에서 그의 페이스메이커를 맡았던 논란을 딛고 이번엔 이승훈(동메달)보다 앞서며 당당히 은메달을 차지했다.

비록 메달을 못 땄지만 4년 전 실패와 트라우마를 극복해낸  스케이터들도 ‘언성 히어로’다.

한국 피겨 스케이팅 남자 선수로는 싱글에서 자신이 4년 세운 역대 최고순위를 무려 10계단이나 끌어올려 5위까지 올라선 차준환.

4년 전 ‘점프머신’이란 별명이 무색하게 점프 실수로 좌절했던 네이선 첸이 이번에 ‘피겨킹’으로 등극한 뒤 차준환에게 보낸 찬사는 4년 뒤 메달 희망을 밝혀주는 대목이다. 첸은 차준환이 프리 첫 점프에서 크게 넘어진 뒤 이내 냉정함을 찾고 톱5까지 올라선 것에 대해 “나도 (그런 큰 실수때) 낙담하고 포기하는 순간이 많았다”며 “같은 선수로서 놀란 것은 실수한 뒤에도 바로 경기에 집중하고 돌아왔다는 점”이라고 칭찬했다.

평창에서 극심한 중압감에 몸과 마음이 지친 최악의 상태에서 받아들여야 했던 시행착오를 딛고 자신만의 회복탄력성을 찾아낸 스물한 살 차준환이기에 앞날은 더욱 밝아 보인다.

김보름이 20일 메달보다 값진 응원에 감사를 전했다. [사진=김보름 인스타그램 캡처]
김보름이 20일 메달보다 값진 응원에 감사를 전했다. [사진=김보름 인스타그램 캡처]

빙속 여자 매스스타트에서 5위에 그쳤지만 숱한 오해에서 싹튼 ‘평창 트라우마’를 이겨낸 김보름의 스토리는 대회 폐막일을 감동으로 장식했다.

그는 평창 대회 팀추월에서 은메달을 따고도 사죄의 큰 절을 올려야 했던 '왕따 주행' 논란의 악몽을 극복하고 ‘치유의 역주’를 펼쳐 팬들의 박수갈채를 받았고, 당시 비판 목소리를 냈던 정치인, 셀럽들로부터도 사과와 응원을 받았다.

매스스타트 출전을 사흘 앞두고 자신을 비난했던 논란의 당사자 노선영을 상대로 한 손해배상 소송 1심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받았기에 SNS에 “평창, 잘가”라며 트라우마와의 작별을 고하고는 후회 없이 달릴 수 있었다.

김보름은 17일간의 열전이 끝나는 날 다시 SNS에 "지난 4년 동안 선수 생활에 회의감이 많이 들었다. 이제야 정말 행복한 스케이터라고 자신 있게 얘기할 수 있을 것 같다"면서 "응원을 받는다는 것이 이런 기분이라는 걸 느낀 지금이 올림픽 메달을 땄을 때보다 더 행복하다"는 소감을 전했다. 정신과 치료도 받고 은퇴까지도 고민해야 했던 김보름은 "보내주신 응원 메시지 하나하나 내게 큰 힘이 됐다. 평생 가슴속에 간직하며 살겠다"며 "이젠 그만 울고, 앞으로는 정말. 정말 웃는 모습만 보여드릴게요"라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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