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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따라잡기] 고비 향해가는 '윤일화'-'안일화' 기싸움

  • Editor. 최문열
  • 입력 2022.02.18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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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대한민국 대통령을 뽑는 3·9 대통령 선거가 목전에 다가오면서 야권 단일화가 뜨거운 이슈로 떠올랐다. 지금의 단일화 논란은 이전의 그것들과는 다소 유가 다르다는 점에서 각별한 관심을 끌고 있다. 관전자 입장에서 보더라도 보다 팽팽한 긴장감을 느낄 만한 요소들이 숨어 있다는 점이 그 배경이다.

기존의 단일화는 2위 주자가 3위 이하 주자의 지지표를 덤으로 얻기 위해 이뤄지는 게 보통이었다. 하지만 이번 건은 용호상박의 치열한 선두 경쟁을 벌이는 제1야당 후보와 3위권 후보 간에 논의되고 있다는 점에서 이색적이라 할 수 있다. 주인공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를 위로하는 윤석열 국민의 힘 대선후보. [사진 = 연합뉴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를 위로하는 윤석열 국민의 힘 대선후보. [사진 = 연합뉴스]

단일화 힘겨루기에 의외성이 숨어 있다는 점도 흥미를 자극한다. 물론 다자대결 구도에서만 보자면 안철수 후보는 지지율 면에서 윤석열 후보에 크게 뒤져 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윤 후보가 지지율 40%를 넘나드는데 반해 안 후보의 지지율은 10% 내외에 머물러 있다. 최근의 흐름까지 고려하면 그 차이가 더 벌어질 가능성도 엿보인다.

그렇지만 현재 유권자 여론의 흐름은 누가 단일화 대결의 승자가 되든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이재명 후보를 이길 가능성이 제법 크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조사결과들을 종합하면 단일화 후보로 어느 한 사람이 적격이라 판단하기가 쉽지 않은 게 사실이다.

특히 대선 후보 적합도를 묻는 항목에서는 안 후보가 윤 후보를 앞서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이 점 때문에 안 후보는 윤 후보를 향해 단일화를 제안하면서 여론조사 경선 카드를 함께 내밀었다. 두 후보 각자의 적합도와 경쟁력에 대해 따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뒤 두 개 결과를 합산해 후보 단일화를 꾀하자는 것이 제안의 골자다.

윤 후보 측은 단일화 제안을 반기면서도 아쉽다는 반응을 보였다. 안 후보의 단일화 방식을 성큼 받아들이기엔 리스크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일 것이다. 윤 후보는 그렇지 않아도 배우자 문제로 높은 비호감도에 고민하고 있던 터였다.

윤 후보 측이 안 후보의 제안에 선뜻 호응하지 못하는 이유는 또 있다. 자신으로의 단일화, 즉 ‘윤일화’가 이뤄진다 한들 얻을 이익이 상대적으로 작다는 점이 그것이다. 윤 후보 측의 그런 고민을 잘 대변해준 것이 최근 조선일보와 TV조선이 공동으로 칸타코리아에 의뢰해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윤일화’ 때엔 4자 대결 구도에서 안 후보를 지지했던 유권자 중 30.1%만이 윤 후보 쪽으로 이동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재명 후보를 대신 지지하겠다는 의견도 25.1%나 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기존의 안 후보 지지자 중 36.1%는 부동층으로 옮겨가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반면 ‘안일화’가 성사될 경우 윤 후보 지지자 중 67.6%가 안 후보를 대신 지지하게 될 것으로 나타났다. 이 후보로 바뀌는 비율은 0.9%, 부동층으로 옮겨가는 비율은 27.8%였다.

이 조사는 지난 12~13일 전국 유권자 1010명을 대상으로 전화 면접원이 휴대전화(89.8%)와 집전화(10.2%) 임의전화걸기(RDD)를 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응답률은 11.0%였다. 상세한 조사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이 조사 결과는 단일화로 인해 얻을 과실의 크기를 놓고 볼 때 안 후보 쪽이 압도적으로 유리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4자 구도에서 안 후보의 지지율이 윤 후보에게 크게 밀린다는 점까지 감안하면 윤 후보로서는 단일화 시도가 더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따라서 윤 후보는 단일화 방법으로 후보 간의 ‘통 큰 담판’을 은연중 강조하고 있다. 에두른 표현이지만 안 후보를 향해 통 크고 시원하게 양보하라는 압박을 가하고 있는 셈이다. 이는 최악의 경우 4자 대결 구도로 가더라도 해볼 만한 싸움이 될 것이란 자신감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국민의힘은 단일화 문제만큼은 전적으로 후보에게 맡겨둔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윤 후보 본인은 ‘통 큰 담판’ 외엔 별다른 해법을 제시하지 않은 채 침묵 모드를 이어가고 있다.

분위기는 일단 윤 후보 쪽에 유리하게 조성되어가고 있다. 공식선거운동이 막 시작된 시점에 안 후보 유세버스에서 3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것이 주요 변수가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 일로 안 후보는 공식 선거운동 첫날부터 사태 수습에 나서는 한편 사망자들의 빈소를 지키느라 선거운동을 일시 중단할 수밖에 없게 됐다.

선거운동 자금 문제도 안 후보에게는 골칫거리다. 거대 양당이 각각 200억원 내외의 선거보조금을 중앙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지원받은 것과 달리 의석 3석의 국민의당은 고작 14억 남짓을 지원받았다. 정당별 지원 규모는 의석수와 최근의 선거에서 거둔 득표율 등을 감안해 결정됐다.

돈이 아쉬운 마당에 안 후보의 지지율마저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어서 장차 선거비용을 국고에서 보전받을 가능성도 흐릿해지고 있다. 공직선거법 규정상 안 후보 측이 향후 선거비용을 국가로부터 전액 보전받으려면 15% 이상의 득표율을 기록해야 한다. 10~15% 미만일 경우엔 절반만 보전받는다. 이를 감안하면 최근 지지율 10%선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는 안 후보로서는 막대한 선거운동 비용을 고민하지 않을 수 없을 것으로 짐작된다.

선거비용 보전 가능성이 희박하니 펀드를 통해 자금을 조성하는 것도 사실상 불가능하다. 모금이 제대로 될 리도 없지만 돈이 모인다 해도 향후 고율의 이자까지 얹어서 갚을 방법이 막막할 수밖에 없다.

제반 상황을 고려할 때 윤석열 후보가 안철수 후보에게 사퇴의 명분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제기된다. 안 후보의 정책을 대거 수용하는 것 외에 과거 DJP연합을 차용하는 방식 등이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다. ‘차기대선 로드맵’ 카드를 두고 설왕설래하는 일도 벌어지고 있다.

윤석열 후보가 유리한 입장에 처해 있다지만 ‘확실한 승리’를 원하는 보수 유권자들은 여전히 불안감을 감추지 않고 있다. 윤 후보 측이 끝내 호응하지 않을 경우 안 후보가 자신의 단일화 제안을 대선 완주의 빌미로 삼을지 모른다는 게 그 이유다. 정권교체가 이뤄지지 않더라도 단일화 제안이 ‘안 후보 때문’이란 비난을 피해갈 명분이 되어줄 수 있다는 얘기다.

다수 전문가들은 투표용지 인쇄일인 28일 직전이 윤-안 두 후보 간 단일화의 가장 중요한 고비가 되리라 여기고 있다.

발행인 최문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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