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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따라잡기] 널뛰기 여론조사 제대로 해독하기

  • Editor. 최문열
  • 입력 2022.01.21 13: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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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선거일이 다가오면서 여론조사 결과들이 줄줄이 발표되고 있다. 주로 언론사들의 의뢰로 실시되는 조사 결과들은 공표금지가 시작되는 시점(선거일 6일 전부터)까지 봇물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표심도 일정 부분 흔들릴 수밖에 없다. 물론 공표금지 기간에도 정부 기관이나 정당 등은 여론조사를 의뢰해 결과를 받아보지만, 그 결과물들은 내부 참고자료로만 활용되는 만큼 여론 향배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중요한 건 공표금지 기간 이전까지 여론의 흐름에 나름의 영향을 미치면서 홍수처럼 쏟아져 나올 제각각의 여론조사 결과들이다. 이들 결과물은 대략적인 여론 현황과 그 흐름을 파악하는데 도움을 주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여론을 왜곡하는 부작용을 일으키기도 한다. 온전치 못한 싸구려 여론조사 결과가 그 속에 섞여들 수 있다는 게 그 첫 번째 이유다.

왼쪽부터 이재명, 윤석열, 심상정, 안철수 대선 후보. [사진 = 연합뉴스]
왼쪽부터 이재명, 윤석열, 심상정, 안철수 대선 후보. [사진 = 연합뉴스]

부작용을 낳는 또 하나의 중요한 이유는 여론조사 결과물들의 이해할 수 없는 차이다. 조사 결과가 저마다 다르고, 그 차이 또한 비현실적이라 할 정도로 큰 경우가 많아 오늘날 선거 여론조사에 대한 신뢰도는 떨어질 대로 떨어져버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론조사를 대체할 마땅한 수단이 없다 보니 여전히 여론조사에 대한 관심은 식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는 여론조사 수요자들인 일반 유권자들이 스스로 현명해지는 것 외엔 마땅한 해결책이 없다.

조사 결과의 차이는 반드시 조사기관의 싸구려 수주에 의해서만 발생하는 게 아니다. 발전한 기법으로 충실히 조사에 임한다 해도 여론조사 자체가 갖는 한계는 분명히 존재하기 마련이다. 표본 설정과 표본의 조합, 설문 내용, 조사 방법 등에 따라 조사 결과에는 차이가 나타날 수밖에 없다.

최근 비슷한 기간에 걸쳐 조사가 이뤄진 여론조사 결과들만 보아도 그 차이가 얼마나 큰 지를 확인할 수 있다. 유력 대권 주자들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국민의힘 윤석열 두 후보에 대한 지지율만 놓고 보더라도 그렇다.

지난 17~19일 전국의 성인 1000명을 상대로 실시된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의 전국지표조사(NBS)에서 이·윤 두 사람의 지지율은 각각 34%와 33%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에 똑같이 전국 성인 1000명을 상대로 실시한 한국리서치 단독조사(KBS 의뢰)에서는 이·윤의 지지율이 각각 34.5%와 33%로 나타났다. 비슷하긴 했지만 약간의 차이가 보였다. 그나마 두 조사 결과의 차이는 유권자 입장에서도 양해될 수 있는 정도였다.

하지만 17일 하루를 빼고는 위의 두 조사와 기간이 겹치는 미디어리서치(OBS 의뢰) 조사에서는 이재명 후보와 윤석열 후보의 지지율이 각각 34.7%와 45.7%로 집계됐다. 앞선 두 개의 조사 결과와는 순위가 뒤바뀐 것은 물론 그 격차도 11%포인트나 될 만큼 컸다.

이상 세 여론조사의 표본오차는 모두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로 동일했고, 응답률은 차례로 26.5%, 19.1%, 6.7%를 기록했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조사기간의 길이에 하루 차이가 있긴 했지만 18~19일을 똑같이 포함시킨 조사 결과가 이처럼 다르게 나타난 것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구체적 원인으로 가장 먼저 생각할 수 있는 건 표본 추출이다. 조사 대상으로 삼을 표본을 어떻게 구성하느냐에 따라 조사 결과는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일치된 지적이다. 지역, 성별, 연령대별 분포를 얼마나 고르게 했는지가 관건인데 여기에 얼마나 심혈을 기울였는지가 문제다.

요즘 들어 여론조사 기관들은 무선전화 가상번호를 이용하는 사례가 많아졌다. 하지만 이 역시 일정한 한계를 지니고 있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한국갤럽에 따르면 가상번호에는 국내 무선전화 이용자의 10% 정도를 차지하는 알뜰폰 사용자가 배제돼 있다. 이동통신사들이 조사기관에 가상번호만 제공해줄 뿐 가입자들의 속성은 알려주지 않는다는 것도 한계점으로 지적된다. 이는 표본의 특성별 분포를 고르게 하는 작업을 방해하는 요인이다.

조사 방법을 둘러싼 논란도 끊이지 않고 있다. 예를 들어 한국갤럽의 경우 오래 전부터 ARS(자동응답전화) 방식을 배제한 채 조사원 전화면접만을 고집하지만 여전히 ARS 방식을 혼용하는 곳도 많이 있다. 방법을 둘러싼 공방은 있지만 어느 쪽이 더 정확한 결과를 내는지는 단정할 수 없다. 전화면접 방식이 더 정확하다는 의견이 있는가 하면, 내심을 숨기고자 하는 응답자에게서는 정확한 답변을 유도해내기 어렵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이는 ‘샤이 보수’나 ‘샤이 진보’ 논란과 연결돼 있다.

설문 문항을 어떻게 구성하느냐도 중요한 문제다. 예를 들어, 요즘 나오는 여론조사 결과들을 보면 ‘정권 유지(또는 정권 재창출)’냐 ‘정권 교체’냐를 묻는 조사 결과에서 정권 교체 의견이 비교적 많이 나오는 것을 알 수 있다. 반면 앞서의 NBS 조사에서는 대체로 그 폭이 좁아지는 것을 볼 수 있다. NBS 조사가 ‘국정 안정론’ 또는 ‘정권 심판론’을 묻는 방식으로 진행된다는 점이 그 이유인 듯 보인다. ‘안정적인 국정운영을 위해 여당 후보에게 투표해야 한다’라는 답변 항목 중의 ‘안정’이란 단어가 긍정의 의미를 지닌 만큼 보다 많은 이들의 호응을 끌어낼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응답률도 조사 결과의 신뢰도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다. 응답률은 정해진 표본에 전화를 했을 때 응답하는 비율을 말한다. 1000명 상대 조사에서 응답률이 10%가 나왔다는 것은 1만명에게 전화를 걸어 조사를 실시했음을 의미한다.

응답률이 낮으면 조사의 신뢰도를 낮게 보는 게 일반적이다. 현재 국회에는 일정 수준 이하의 응답률을 보인 여론조사 결과는 공표·보도하지 못하도록 규제하는 내용이 법안에 발의돼 있다. 하지만 반대로 응답률이 비현실적으로 높아도 문제가 될 수 있다. 조사기관이 조사 편의를 위해 상설화된 표본단(표본풀)을 이용해 조사했다는 의심을 받을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표본오차도 여론조사 결과 수용시 참고할 요소로 취급되지만 신뢰도에 미치는 영향은 상대적으로 작은 편이다. 표본오차는 단지 일정한 표본이나 조사 방식, 동일한 설문 문항을 이용해 조사를 했을 때 비슷한 답이 나올 확률이 얼마나 되는지를 보여주는 요소이기 때문이다. 위의 예에서 언급된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는 같은 방식으로 100번 조사를 실시할 경우 95번은 조사결과 수치에서 ±3.1% 이내의 답이 나온다는 것을 의미한다.

중요한 건 여론조사 결과를 읽는 방식이다. 전문가들은 여론조사 결과를 대할 때 조사 결과만 단면적으로 보지 말고 그 추이를 살펴보라고 한결같이 권유한다. 이를테면 같은 기관, 같은 방식의 조사에서 이재명·윤석열 두 후보의 지지율 격차가 커지고 있는지 줄어들고 있는지, 줄어들고 있다면 미래의 교차점은 어느 때 형성될지 등을 가늠해보는데 치중하는 것이 현명한 여론조사 해독법이라는 얘기다.

발행인 최문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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